진짜 ㅇㅎㄷ ㅁㅅㅌ 사건 보면서도 느끼는 건데,
20대초반 여자들 중에 자기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비난하는 거 아님.)
나도 스물~스물한살때 제일 안 좋은 일 많이 겪었거든. 그때 난 어디까지가 내가 응당 가져야 할, 그리고 지켜야 할 권리인지를 몰라서 그랬어. 세상을 잘 모르니까, 알바 사장이나 학교 선배 같은 남들이 말하는 대로 그렇구나 하고 믿어버리고 이용 당했던 거야. 그리고 그게 이용 당하는 거라는 생각도 못했고.
(+ 권리 뿐만 아니라, 내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내가 당장 하고싶어도 멈춰야 하는 상황이 있고, 내 안전 보장되지 못할 것 같은 사람/환경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도 몰랐던 것 같아. 근데 이건 정말 살아가면서 배우는 부분이기도 해서ㅜㅜ)
왜 그랬냐고? 내가 기분 나쁜 티를 내고 화를 내고 따지고 뭔가를 주장하고 요구하면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을까?" 하는게 그 당시의 나에겐 가장 우선이었거든. 그래서 내가 뭘 원하는지도, 내 감정도 모르고 타인의 감정만 살피고 맞춰주기 급급했어. 그런데 알고 보니 저렇게 화내고 따지고 이빨을 드러내는 일들이, 이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나도 상대를 존중하며 살기 위해서는 꼭! 해야만 하는 것들이더라고. 해야만 하는 것들을, 익숙하지 않아서, 또는 상대방이 화낼까봐 두려워서... 하지 않으면, 정말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해주세요~ 저는 당신보다 낮은 가치의 인간이며 존중할 필요 없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상대에게 보내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라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 물론 자기들은 그런 마음으로 한 게 아니라 그저 선의였고 배려심이었겠지. 하지만 무대에서 배우가 아무리 혼자만의 자기감정에 몰입해봤자 관객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어. 연기는 마냥 몰입만 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거든. 결국 '나는 이렇게 가치 있는 사람이고, 네가 함부로 할 수 없어.'를 관객, 즉, 타인의 눈에 '보이게' 만들어야지 그게 의미가 있는거야.
자기들이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고 타인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게 버릇이 되어있다면 자기가 뭘 원하고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뭘 해야할지조차 모를 수도 있어. 그럴 때는 '내가 내 '딸'이었다면, 나는 내 사랑하는 딸에게 뭐라고 말해줬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봐.
피임하기 싫다는 남자친구를 만나는 내 딸에게 뭐라고 해줄 것 같아? 그냥 그 남친이라는 새끼한테 너무너무 화나지 않아? 그런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대했으면 좋겠어. 날 지킬 사람은 나 뿐이야. 그러니까 내가 정한 선을 멋대로 침범하려는 사람에게는 불편해도 명확한 선을 그어주고, 청산유수로 말은 하는데 정작 중요한 부분은 어물쩡 넘어가는 인간에게는 불편해도 해야 할 질문을 하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인간에게는 불편해도 화를 내고 "네가 이거 안 지키면, 난 너 못 만난다." 이렇게 확실히 브레이크를 밟아야 해.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해야 저 사람에게 내가 잘(말 잘 듣고 항상 호의적인 착한 애로) 보일 수 있을까?'
제발 이런 생각은 이제 졸업하자.
선생님 말만 잘 들으면 되는 초등학생 아니잖아.
'어떻게 해야 저 사람이 내 말을 듣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저 사람에게 내 말을 최대한 빈틈없이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해야 저 사람에게 나를 마케팅할 수 있을까? = 내 뛰어난 능력과 높은 가치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이걸 생각해.
나는 나를 위해 사는 거고 날 지킬 사람도 나뿐,
내 인생은 곧 내 사업이야. 인생사업이란 말이 있잖아.
후자가 당연히 맞는 마음가짐이잖아?
그리고 사실 선을 확실히 그어주는 건, 나한테만 좋은 일도 아냐.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선이 있고, 그걸 확실히 그어주는 사람이 솔직히 더 대하기 편하거든. 어디까지가 이 사람의 선일까 내가 선을 넘은건 아닐까 계산하고 눈치보는 것도 다 에너지잖아? 그럴 바에 확실히 내가 먼저 알려주면, 상대방도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할 일이 없으니 서로 좋은거지. 그리고 선을 확실히 그어야 인간관계도 장기적으로 오래 가더라고...
사실 이건 다 스무살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은 얘기들이야. 그때 난 사람들에게 아무 편견없이 마냥 순진했고, 내가 뭘 원하는지 원치 않는지도 몰랐던데다가 거절도 잘 못해서 많이 어렵고 힘들었거든...! 그래서 스무살이나 20대초 자기들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ㅎㅎ 💗
맞아맞아 무조건 상대를 배려하는거보다는 내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할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하는거같음
맞아 당장의 갈등을 피하고 내가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는게 이득 같겠지만, 사실 장기적으로 무조건 이득인건 갈등을 피하지 않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알리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