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은 우울증 자체가 뭔지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아 그냥 단순히 좀 우울해서 힘들다 이정도로만 아는 듯… 우울해서 그냥 있어도 눈물나고 뭐 하기도 귀찮고 사람이랑 연락하기도 싫고 이런 건데… 무기력해서 하기 싫다니까 그냥 게으르고 귀찮은 줄 알고 장난처럼 넘겨 ㅎ.. 그리고 계속 뭔가를 해보래… 힘들다
자기가 도와주려고 하는 건데 다른 걸 좀 해보는 게 어떠냐는데… 말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면 내가 다 해야 되나.. 괜히 우울증이아닌데
내가 지금 20대 초반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복했는데...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남에게 의존하려고 하는 사람을 계속 이해해 줄 수 없어. 처음엔 도와 주려 해도 결국 자기가 도와 줄 수 없는 걸 깨닫고 지치거든. 반대로 자꾸만 힘들어서 의지하고 뭔갈 충족할 대상을 찾는 사람은 왜 나를 이해해 주지 못 하냐, 넌 공감 능력이 없냐,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다 울고 아파하다가 상대방이 떠나가면 더더욱 심연으로 추락... 내가 수년 간 외롭다는 감정 아래 건강하지 못한 관계 속에서 여러 사람들을(주로 남자) 지치게 하고 또 나 자신도 사랑해 주지 못 하면서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건강해져서 혼자서도 괜찮은 상태, 외롭지 않은 상태가 되니까 그제서야 내 실수들이 보이고 또 건강한 방식으로 의존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며 다른 사람을 품어줄 수 있겠더라. ..
몇 년간 우울증에 못 헤어 나오다 보면 초반에는 ‘왜 나에게 밖에 나가라고 해? 왜 나한테 그만 우울해 하라고 해? 그걸 못 하니까 병이라는 거지! 왜이리 공감 능력이 없어? ’ 이렇게만 생각이 드는 시기가 있어. 그걸 반복하다 보면 내 뇌가 이런 식으로 의존해 봤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구나를 학습해서 배워. 그럼 결국 시행착오를 거쳐 혼자 힘으로 (+전문가 도움) 건강해질 방법을 찾고 어느 정도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걸 좀 경계해야 겠구나, 결국 남이 아니라 내 정신적인 코어힘으로 견뎌야 하는구나 이걸 깨닫게 되더라고...! 진짜 완전히 혼자여도 괜찮고 주변인이 날 챙겨주고 아꺄줄 거라는 기대가 없어졌을 때 좋은 인연이 찾아 왔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존적이거나 toxic한 관계가 아닌 서로 아끼고 생산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어. 거의 7-8년이 걸렸어 난... 괜찮아질 때까지.
자기가 쓴 글에서 내 20대 초가 보이는 것 같아 장문의 글을 남겨. 아픈 말일 수 있겠지만 결국 사람은 혼자서 완전해야 행복해. 현실적인 조언은 무조건 낮에 맨살에 햇빛을 많이 받고 (뇌와 수면에 큰 영향 줌) 책을 읽어. sns 댓글이나 커뮤니티 속 우울한 것들 다 멀리해. 그냥 약 먹으면서 차라리 책 읽고 필사하고 이런 혼자만의 취미를 가져. 몰두할 무언가를 찾고 반드시 경제활동을 해.
나도 우울증이 있지만 남자친구한테 내 우울증을 드러내진 않았어 오히려 더 밝게 대하고 그랬는데 남자친구는 성격상 말을 좀 쎄게하는 성격이라 내가 상처를 많이 받았어 그냥 없는편이 내 정신건강에 더 좋을거 같더라고 우울증이라면 그냥 나 혼자 병원 다니면서 극복하는게 더 나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