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본가 안가면 후회할까…?
긴 글 미안ㅠㅠ 물어볼 곳이 없어서..
나는 엄마 아빠랑 너무 안 맞아서 대화할 때마다 싸우거든. 1년 전부터는 내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필요한 말만 문자로 하고 그 외에는 대화를 거의 안했어. 본가에도 한번도 안 내려갔고.
근데 다음 달부터 동생도 대학 가고 자취 시작하면서 가족 다 같이 모일 기회가 별로 없다고 설날에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오늘 내려가려고 했어.
시외버스로 가면 터미널이 집이랑 가까워서 훨씬 빠르지만 어제 오늘 고속도로 사고나는 거 보고 ktx로 예매했는데, 우리 집에서 역까지는 거리가 있고 버스 배차간격이 1시간이라 혹시 차 안 밀리면 데리러 와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근데 난 이미 예매까지 했는데 자꾸 버스로 오는 게 시간이 더 빠르다면서 그 얘기만 하는거야. 사고 나는 거 때문에 무서워서 열차로 간다고 해도 마치 내가 별 걸 다 걱정한다는 말투로 다른 고속도로라며 괜찮다고 그냥 버스로 오라고 계속 말하더라. (내가 내려가는 고속도로에서 버스 충돌 사고 있었는데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하는 말이었어)
그러면서 내려오면 바로 코스트코 가자고 하길래 내려가느라 피곤하고 저녁 먹을 시간이라 싫다고 하니까 그럼 그 안에서 먹으면 된다면서 이것도 자기가 원하는대로 행동하길 강요해.
더 화나는 건 본인이 나에게 요구하는 행동에 나를 위하는 거라는 이유를 붙여. 가령 버스만 하더라도, ktx로 오면 내가 피곤하고 시간도 더 걸리니까 버스로 오는 게 좋을 거 같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길래, 계속 물어보니까 차 끌고 역으로 나를 데리러 갔다가 오는 게 부담스러운 것도 있다며 그제야 버스로 오라고 했던 진짜 이유를 얘기하더라고. 눈 많이 쌓여서 운전하기 좀 부담스럽다고 얘기했으면 조금 서운할 지언정 그렇구나 했을텐데 본인이 나쁜 사람되기 싫어서 나를 위해서 그렇게 얘기했던 거라며 거짓말을 하는 게 나는 너무 위선적으로 느껴졌어.
코스트코도 오늘 말고 목요일에 가도 되지 않냐고 하니까 목요일에 가도 상관없는데 목요일은 아침 일찍 가야된다고, 자꾸 오늘은 안되는 거냐고 묻더라고. 목요일도 상관 없으면 목요일에 가면되지 왜 목요일은 아침 일찍 가야하는 거고, 또 자꾸 오늘 가자고 하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나한테 맛있는 거 빨리 사주고 싶다는 소리를 하길래 이것도 계속 물어봤어. 그러니까 금요일에는 본인이 출근해야해서 목요일에 갈거면 덜 피곤하게 아침 일찍 가야한다고 했던 거더라고. 이것도 솔직하게 다음날 출근이라 피곤할 것 같다고 말하면 그거 듣고 내가 오늘 좀 피곤한 거 참고 가든지 생각해볼 수 있었을텐데. 내가 오늘 내려가서 피곤한 건 하나도 생각 안하고 본인 다음날 출근에 지장가는 것만 생각하고 오늘 가자고 한거면서 여기에도 나를 위한거라는 거짓말로 본인의 강요를 정당화하니까 너무 화가 나.
이런 태도에 대해서 원하는 게 있으면 나를 위한다는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라고, 진짜 이유는 따로 있으면서 나를 위한다는 거짓말하면 불쾌하다고 조곤조곤 얘기했는데 사과는 커녕 내 말 듣고보니 본인이 지역적 특성 때문에 그런 게 있다며 오히려 웃더라고.
내 생각과 결정은 전혀 존중하지 않고 본인 생각만 무조건 옳다며 강요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을 위하는 거라며 포장하고, 끝까지 내 감정을 공감하려는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는 이런 모습이 화가 나서 내려가기가 싫어졌어. 내 입장에서 생각은 한 번도 안해보면서 항상 나를 위해서 행동한다고 말하는 게 역겨워..
자기들이 보기에 위의 대화에서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걸까?
안내려가면 미래에 내가 후회하게 될까..? 이런 감정이 드는데도 내려가는게 나을까
뭔 후회? 가도 안 가도 후회해 가면 괜히 왔어 안 가면 그 때 갈 걸 어차피 자기 마음이 건강한 게 중요한 걸 가지마
가도 안가도 후회한다는 거 정말 맞는 말 같아 조언 고마워
음 좀 깊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애.. 서운한 포인트들 분명 있지만 그래도 그걸 얘기할 수 있어서 괜찮은 것 같은 아주 나쁘지 많은 관계인 것 같아서.. 자기가 힘든 시기에 더 힘들게 느껴질 것 같긴 해
근데 힘들면 안 내려갈 수도 있는 거고 솔직히 얘기하면 수용할 분위기인 것 같고 꼭 후회할 일인 것 같지 않아! 다음에 가면 되지! 근데 간다면 그냥 큰 생각 않고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애 괜찮아 괜찮아
조언해줘서 고마워 윗댓이랑 이 댓보니까 조금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결정해도 될 것 같아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