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들아 좀 진지한 얘기라 글이 길 수도 있어.
나는 20살이고 위로 10살 차이나는 언니오빠가 있어
부모님은 내가 중2때 이혼하셨고 언니오빠는 독립하고 나는 엄마랑 둘이 살아.
엄마아빠가 이혼하신 이유는 성격차이도 있지만 아빠의 무책임함이 컸어. 근데 나는 지금 아빠랑 엄청 잘 지내는 중이야. 엄마는 그걸 너무너무 싫어하지만...
나는 원래 어릴때부터 부모님 사이가 안 좋으셨고 이혼하신지도 오래돼서 그냥 이게 부끄럽다는 개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익숙한 상태였어. 근데 내가 성인이 되고 처음 만난 남자친구 집을 보면 너무너무 화목하고 항상 식사를 가족들끼리 같이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럽고 부끄럽더라고..? 처음에 숨길려고 한 건 아니였는데 어쩌다 보니 엄마랑 둘이 사는 게 비밀처럼 돼서 지금은 그냥 에라 모르겠다 상태로 그냥 엄마아빠랑 사는 거 처럼 말 하는 상태야.
근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장난식으로 결혼 얘기를 하다 보면 갑자기 불쑥 드는 생각이 아.. 우리집이 너무 부끄럽다... 이런 집 본 적 없겠지..? 이 생각이야.. 남자친구네 집은 뭐 싸워봤자 아들과 부모님의 잔소리..투정 싸움.. 아니면 그냥 부모님들끼리 티격태격 하는 정도에 싸움인데 우리집은 정말.. 아..죽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싸우거든.. 엄마는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불쌍한 사람이라 우리 삼남매한테 미안한 마음도 없고 그냥 자기가 지금까지 혼자 삼남매를 키웠다는 사실로 모든 죄책감을 다 지운 거 같아. 그래서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너는 나한테 이러면 안 된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너도 날 배신할게 뻔하다. 이런 말들... 방금도 언니랑 엄마가 전화로 피터지게 싸웠는데 엄마는 언니한테 자식한테 어떻게 저런 말을 하지? 싶을 정도에 욕을 퍼붓더라고.. 난 또 그걸 방에서 듣고있고... 원래였으면 또 시작이네 지긋지긋하다. 이러고 말았을텐데 오늘은 갑자기 내가 너무 불쌍하고 이런 가정환경이 너무너무 부끄럽고 나 결혼은 어떻게 하지? 누가 이런집에 장가오고 싶을까. 아 죽고싶다. 내 인생 왜이러냐. 이런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 나 혼자일때는 그냥 에휴 지겨워 이러고 넘겼었는데 내가 정말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결혼 할 마음이 생기면 정말 너무 죽고싶어질 거 같아....지금도 이런데.. 언니도 시집가면서 시댁가면 화목한 분위기가 너무 낯설고 부럽다고 했었는데 그때는 이해가 안 됐었거든? 우리집이 그정돈가? 이렇게 생각했었는데....갑자기 내 미래가 뚜렷하게 보이면서 현타가 너무 쎄게 와....
그냥 주저리 주저리 일기처럼 쓴 거 같은데....
그냥 여기에라도 안 쓰면 죽을 거 같아서 적어봐...
자기들한테까지 우울한 감정 주는 걸까봐 너무 미안해ㅠㅠ..
긴글 다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