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랑 3년을 어떻게 더 같이 살지…? 너무 막막하다
그냥 확 독립하고 싶은데 아직 20살에 알바도 못해서 모아둔 돈도 없어. 부모님이 알바 할 시간에 공부하라고 알바를 절대 못하게 하셔. 이 문제로 몇 번 혼났었고. 당장 경제적 독립부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꼼짝없이 3년을 집에 묶여있게 생겼어. 문제는 오늘 사이가 더 틀어져서 나는 정말 같이 살기 힘들 것 같은데 방법이 없다는거야…
벌써 짐작 가겠지만 부모님이 상상 이상으로 고지식하고 꽉 막힌 사람들이야. 그래서 종종 내 잘못이 아닌거로도 혼나고 생각 없이 사는 사람 취급 받아.
특히 오늘이 제일 심했던 것 같아.
내가 아직 20살이라 걱정돼서 더 그런거라고 이해해보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아.
오늘 남자친구 있는걸 어쩌다가 들키게 됐어. 그동안 오늘 같은 반응 나올거 알아서 최대한 숨겼고 원래 부모님이랑 이런거 말할 정도로 친한 사이 아니라 일부러 말 안했거든. 근데 바보같이 말 한마디에 다 들켜서 엄청 혼났어. 나는 남친을 술집에서 만났거든…? 남친은 바에서 일하는 직원(알바 아니고 직원)이고 나보다 세살 많아. 나는 손님으로 간거고 어쩌다보니 연락처 교환도 하고 몇 번 만나보다가 사귀게 됐어. 나도 이게 건전한 방법이 아니라는거 알아. 정상적인게 아닌거 아는데 요즘엔 술 마시다가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잖아. 나도 그중 하나인건데. 물론 이해하기 힘든 행동일 수 있는데, 그걸로 딸한테 생각 없이 산다느니 발랑 까졌다느니 실망했다느니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거야…? 이걸로 갑자기 요즘 세대는 생각이 없다는니 이해할 수 없다고 왜 또 싸잡아서 말하는건지도 참…ㅋㅋ 나도 다 따져보고 만난거고 뭐가 걱정 되는건지는 잘 알겠는데, 화를 낼 필요까진 없었던거 아닌가? 그리고 굳이 남자친구가 술집에서 일한다고 수준 낮은 사람 취급하고 나를 잠재적 데이트 폭력 피해자 취급하고 인생 말아먹은 사람 취급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내 대학 얘기는 갑자기 왜 꺼낸거야…? 전문대 다니는 거에 대한 자격지심 가지지 말라는 소리를 왜 하나 했더니 내 수준에 맞는 사람 사귀지 말래. ㅋㅋ 이거는 나랑 내 남친을 둘 다 무시하는 발언이잖아. 나는 전문대 다니는 수준 낮은 애고 남친은 술집에서 일하는 수준 낮은 애니까 끼리끼리 사귄다고 비꼬는 거잖아. 나 성적 안돼서 전문대 간거 아니고 내가 원하는 과가 여기에만 있어서 나도 큰 결정하고 간거였어. 그때까지는 부모님이 자랑스럽다고 했는데 다 거짓말이었나봐. 자격지심은 내가 아니라 본인들이 가진거면서. 연애하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닐 시간에 공부나 하라는데 나 학기 중에도 방학에도 공부 했었어. 1학기 성적 4.3이었고 방학에는 영어 학원 다녔어. 방학에 뭐라도 하라고 해서 영어 학원 다녔던거고 지금도 다니고 있어. 방학 동안 운전 면허도 따겠다고 했는데 그건 또 본인들이 못하게 한거잖아. 물론 내 진로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 하겠다고 해놓고 자격증 공부는 못한거 맞아. 근데 학원 다니는 거만으로도 스케쥴이 많아서 충분히 힘들었어. 첫 방학 동안 자격증 공부 하나 못했다고 벌써 인생 실패자 취급 하는건 너무하잖아. 나도 다른 애들처럼 방학에 좀 놀러다닌건데 그거로도 뭐라고 하면 너무 억울하지. 난 친구들이랑 여행도 못 갔어. 그냥 학원 끝나고 친구들 만나서 술 마신게 다야. 심지어 통금도 10시라 제대로 놀지도 못했어. 술 마시는 것도 눈치보여서 항상 집 가기전에 다 깨서 가고 좀만 먼 곳에서 놀면 9시에 갈 준비 해야 했다고. 오늘 내가 술 많이 마시는 것도 들켜서 앞으로 친구들이랑 놀러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통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고 앞으로 통금을 늘려줄 생각도 안 하겠지… 하… 여기서 앞으로 3년을 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 너무 막막하고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야. 하루 빨리 독립하고 싶은데 알바도 못하게 해서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아… 하ㅠㅠ
얼른 졸업해서 독립하는 수밖에.. 화이팅이야 자기.. 🥺🥺
학교 기숙사로 나가면 안돼??ㅠㅠ 그리고 근로장학생 이런거 신청은 안되려나..
난 이미 졸업한지 오래됐는데 자기 상황이면 그냥 다 거짓말칠거같아 앞으론 걍 철면피깔고 거짓말쳐ㅜㅜ 들어줄생각을 안하네 부모님이..
ㅠㅠㅠ 그러게… 앞으론 무슨 일이 있던 간에 거짓말만 해야겠어
마쟈 그게 나아 나도 걍 남친없는 거처럼 모솔인거처럼 하고있고 앞뒤맞는 구라까면서 지내고 있어.
와 방학에도 학원다니는 거 자체가 멋진 행동아닌가 미래를 위해서든 등쌀에 밀려한거던 소중한 방학에 공부한 자체가 너무 잘한 행동인데.. 정말 얘기가 안통하겠다 나도 엄마랑 비슷한 상황이야..자기는 전문대 다니는구낭 난 4년제대학에 합격까지했다가 엄마의 큰 반대로 꿈을 포기당했는데... 내 얘기 들을 생각도 안하면서 나만 못되고 이상한 애 만들고 자긴 나보다 낫다는둥 그러는거 진짜 개극혐이야. 진짜 자기맘 너무 이해돼.. 나도 집나갈라고 언능 취업하려고 자격증공부하고있거든. 정말 이래서 부모를 잘만나야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야. 부모가 자식을 못 고르듯 자식도 부모를 못 고르는데 자식한테만 욕하고 채찍질하는 거 진짜 인간말종이라 생각해 자기 너무 힘들겠다.... 나라도 멀리서 응원할게..우리 하루빨리 집이라는 감옥 탈출하자!!
고마워…! 학원 다니는 거에 대해서 칭찬 받은건 처음이야…ㅎㅎ 항상 당연하다고 여겨졌고 오히려 그것 밖에 못하냐는 소리를 더 많이 들었던지라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응원 받은 느낌이야ㅎㅎ 우리 부모님은 본인들만한 부모도 없다고 고마운줄 알라고 항상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는데 나는 정말 그렇게 생각 안 했거든… 근데 자기가 공감해주고 위로해줘서 조금이나마 힘이 생긴 것 같아…! 자기도 힘든 상황 잘 이겨내길 바랄게ㅎㅎ
아냐아냐ㅎㅎ 난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서 그런거야ㅎㅎ 정말 무슨 마음일지 너무 공감되서..괜히 울컥해서 이래저래 끄적인거지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