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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4.10.05

755일간의 연애 종료.

오늘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장기간의 연애가 끝났다. 사실 어느 정도 예고된 이별이었다. 지쳐 보였던 네가 이별을 말하기엔 시간문제였던 것 같다. 난 그걸 기다렸던 걸까?
마냥 그렇지도 않다. 어쩌면 내 행동들의 이별을 부추겼던 걸까.

한참 얘기가 없다가 자리에 앉으니 말을 쏟아내더라. 서론 본론 순서를 매겨가며.
심적인 여유가 없다는 건 핑계 같다고.
그냥 마음이. 사랑이 식은 것 같다고 말이다.
어느 정도 짐작했다. 사랑이 지속되었다면 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그 말들이 참 사람 속에 파고들더라. 생산적인 취미를 가지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난 결국 수용하지 못했다. 내가 사랑해서 놓지 못한 수많은 덕질들 너의 눈에는 한심해 보였을까. 그 시간에 나를 가꾸지 않은 게 너에게는 그저 안 좋게 보였던 걸까.
그 순간에도 후회하고 자책하려던 내가 싫더라.
그리고 울지 않고 얘기를 이어 나가는 네가 그게 또 밉더라. 속으로 계속 얘기했어. 한 번은 울라고. 나 때문에 온전히 나 때문에 울라고.
근데 끝내 안 울더라 너는.
결론은 내지 못했다는 네 말에 내가 그랬지.
나는 결론을 준비해왔다고.
내 결론은 이별이었어. 깨끗한 이별. 아니.
결코 깨끗할 수 없는 이별 말야.
나는 말을 하려는 순간 눈물이 나더라. 그냥 서러웠어. 이 상황이. 아니 너가 날 대하는 태도가 차가워서. 잡고 있던 손은 따뜻한데 너의 마음이 너무 시리도록 차가워서.
그래서 더 울었어. 눈앞이 뿌옇더라. 눈물을 흘리게 두는 너의 그 태도도 싫더라고.
그렇다고 너가 눈물을 닦아주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 말야.

그래도 꿋꿋이 말을 이어나가려고 노력했어.
할 말은 해야 그래도 후회가 덜 남을테니까.
너의 우선순위에서 난 1순위가 될 수 없다는 얘기도, 또 무슨 얘기를 했더라. 눈물에 같이 기억도 흐려졌나봐.
주저리주저리 얘기를 하다가 얘기가 끝났어.
너가 먼저 운을 뗐지. 할 말 다 했냐고.
그렇다고 했어. 그럼 일어날까.

걸어서 황단 보도까지 오기까지 우린 정말 아무 말도 없었지. 그 침묵이 참 길더라.
헤어지는 순간 너가 그랬지. 마지막 악수를 할지 포옹을 할지 물었어. 난 포옹을 택했어.
사실 만나는 순간부터 안고 싶었거든.
난 포근한 네 품을 참 좋아했는데 이젠 어떤 이유에서도 안길 수가 없네 너한테.
30초가량 안았어 너를. 너가 말했지.

너무 오래 자책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그거 알아? 네가 말한 순간 내 자책은 시작됐어.
네가 나의 사소한 행동들, 습관들을 얘기할 때
내가 조금 더 빨리 행동을 습관을 바꿨다면 너의 선택과 생각들이 조금 느리게 흘러가지 않았을까 하고 말야. 근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우리는 결국 헤어지는 엔딩인데.

너랑 헤어지고 뒤돌아서 가는데 서럽더라.
그냥 후회없다고 뒤돌아 섰는데 아니었어.
후회가 남아. 단둘이 가지 못한 여행도. 인스타에서 수도 없이 보낸 데이트 스팟들을 더 표현하지 못한 것도 그 밖에 수많은 것들도.
하지만 이미 끝난 거잖아 우리의 연애는.

아 내가 너에게 편지를 전했지. 급하게 쓴 이별 편지였고, 쓰다가 울 줄 알았지만 눈물이 고이지조차 않은 편지. 하마터면 주는 걸 까먹을 뻔 했지만 바지 주머니에 이물감이 들더라.
꼭 전달하라는둣이 티를 내더라고.

받으면서 너가 그랬지. 이걸 읽으면 진짜 울 것 같다고. 그래서 내가 그랬어. 제발 그냥 좀 울라고. 아까부터 바랐다고. 넌 과연 집에 가서 울었을까.

헤어지고 뒤를 돌아봤을 때 너가 계속 서있더라. 내가 가는 걸 지켜보면서. 너의 그런 모습들이 참 좋았는데 그땐 그게 참 싫더라. 헤어지는 마당에 그걸 또 기다리는지. 너랑 헤어지고 간신히 집에 왔어. 주저앉고 중간에 울 뻔한걸 네가 지켜보고 있단 걸 아니까 차마 그러지를 못하겠더라.
조금이라도 의연해보이고 싶었던 것 같아.

집에 와서 더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눈물이 안 나더라고. 넌 아니길 바라. 그냥 조금만 더 아파주라. 우리 서로 사랑한만큼 더 아파줘.
난 너보다 조금 덜 아플래. 이런 내가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조금만 잠시만 그래주면 안될까.

아래는 우리의 이별편지야.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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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실 블로그에 비공개로 올린 글이야. 자기 방에서 헤어지겠다고 글을 올린 자기이기도 하고. 그때 많은 자기들이 응원해줬는데, 끝내 조금은 무너지더라. 그래도 후회없어. 자기방에도 남아있는 사랑 이야기들은 그냥 남겨두려고. 한동안 연애는 못하겠다 ㅎㅎ 다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새벽에 괜히 이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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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응원할게 나도 나중엔 헤어지더라도 진심을 다해서 이런 사랑 해보고 싶다

    2024.10.05좋아요2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진심을 다해야 후회가 덜 남는 것 같더라고 응원 고마워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고생했어

    2024.10.05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고마워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3

    수고했어 자기야~ 더 좋은 인연 만날거야

    2024.10.05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고마워 자기야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아루

    써클 인기글로 선정되었습니다! 자기님의 글을 [인기] 카테고리에서 찾아보세요.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4

    진심으로 응원해 자기

    2024.10.05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응원 고마워!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5

    수고했어 자기야 더 좋은 사랑 만나길 바래

    2024.10.05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응 더 좋은 사람 만날게!!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고마워

      2024.10.05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6

    고생했다ㅜㅠㅠㅠ힘들었을 텐데 .. 충분히 울고 마음정리 다하고 좋은 사람 찾으러 떠나자!

    2024.10.06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나 자신부터 토닥토닥해주려고 고마워

      2024.10.06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7

    아 자기야 ♥ 헤어진걸 잘했다고 하긴 그렇고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2024.10.06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웅웅 고마워!!

      2024.10.06좋아요0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8

    자기야 고생했어 좋게 헤어져서 다행이다

    2024.10.06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고생해줬다니 위로된다.. 고마워

      2024.10.06좋아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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