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자친구랑 싸웠는데 누가 잘못한지좀 봐줘.. 좀 길어 ㅠㅠ
어젯밤에 전화하다가 여자친구가 거짓말 한 걸 알게됐어. 전에 나랑 보톡하다가 전화가 갑자기 끊겼었는데 그때 나한테 “일반 전화 오면 자동으로 보톡이 끊겨~” 이랬었거든. 근데 어제 나랑 보톡을 하는데 잠깐만이라고 하고 일반 전화를 받은 거야. 그래서 그게 거짓말이란걸 깨닫고 얘기를 했어. 거짓말이 맞았고 미안하다 사과를 하더라고.
근데 이렇게 전화 끊긴 일이 전에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거짓말을 했다 생각하니까 좀 화가 나는 거야. 이 와중에 여친이 화해의 의미로 자기가 방금 황금향을 먹었는데 어땠는지 물어봐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얘기를 별로 안하고 싶다고 하고 바로 잤어.
그리고 다음날이 됐어. 기분이 별로 안풀렸고 나한테 이거 말고도 거짓말을 해왔나? 의심이 됐어. 그래서 전화할때 이것저것 물어봤어. 근데 여친이 아침에 일상얘기 조금 하고나서 내가 막 물어보니까 대답만 하고 더이상 말을 안하는 거야. 그리고 무슨 소리 들려서 물어보니까 서로 얘기 안해서 경제 뉴스를 듣고 있었대 ㅋㅋ 그래서 나도 씻어야 하니까 마저 들으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
조금 이따가 전화가 왔는데 서로 말이 별로 없었어. 그러다 왜 황금향 어땠는지 안 물어보냐는 거야. 그래서 물어봤지, 근데 자기 삐져서 지금은 말 안하고 싶대. 그러면서 이따 물어봐 달라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
몇 시간 뒤에도 카톡이 없길래 내가 먼저 카톡을 했어. 근데 답장이 딱 봐도 아직 삐져보이고 약간 무성의해보이더라고. 그때부터 조금 화가 났어. 여친이 거짓말해서 내가 기분이 안좋았는데 오히려 자기가 삐져있으니까. 그래서 전화를 걸어서 왜 삐졌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한참 모르겠다, 묵묵부답 하다가 자기가 기분을 풀어주려고 일상 얘기도 하고, 화해의 의미로 황금향이 어땠는지 물어봐달라고도 어젯밤부터 얘기했는데 내가 안 물어봤다고 하더라고. 좀 황당한거야.. 자기가 풀어주려 했는데 내가 풀지 않았다고 삐지다니. 그리고 나도 얘기를 다시 시도해보려고 좀전에 카톡도 남긴거였거든. 그래서 막 화를 냈지. 내가 왜 너 눈치를 봐야하냐, 거짓말 한 것도 너고 그것 때문에 내가 속상해하고 있는데 왜 내가 지금 미안해해야 하는 것처럼 상황을 만드냐. 내가 뭘 잘못했냐 물었어. 내가 너 미안해하면 바로 기분 풀어야하나고..
그랬더니 그건 아니라면서 자기가 거짓말 했던 이유를 다시 말해줬어. 전화를 갑자기 끊으면 내가 삐질까봐 거짓말 한거였다고. 급한 전화인데 내가 잠깐만 한마디를 못해줘? 이렇게 따질까봐.. 그러면서 싸우게 될것 같아서 거짓말을 했고, 자기는 거짓말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대. 필요한 거짓말도 있는 거라고.
근데 이 말을 들으니까 난 여친이 나한테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더라. 그래서 알겠다. 난 더이상 할말이 없다 하고 여친도 없다길래 전화 끊은 상태야.
이 상황에서 내가 뭐 잘못한 게 있어? 여자친구가 잘 대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다들 어떻게 생각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