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애썰 (4) (도파민파티 주의)
안녕 자기들! 내 연애썰을 좋아해줘서 고마워ㅋㅋㅋ 원래 4편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분량조절 실패해버렸어... 다음은 약간 꾸금 얘기라서 흠 쓸까... 너무 창피하지만ㅋㅋㅋ 아무튼 좋아해줘서 고마워어 쓰는 데 참 보람을 느껴!
주말 끝! 무려 시험기간 일주일 전주의 일을 열거해보려고 해...
선배에게서 뭐하냐는 카톡을 받았어. 저번주까지는 선톡이 하나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월요일, 화요일 연달아서. 화요일에는 둘다 야구를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그날 진 경기에 대해서 말했는데 야구라면 원래 눈에 불을 켜고 말하는 사람이, 갑자기 야구 얘기하기 싫다는 거야. 그러고선 '기숙사야? 잠깐 보긴 애매한 시간이네... 그래도 만날래?' 라고 카톡이 왔어. 그 때 시간 오후 11시. 그리고 기숙사 통금은 12시.... 전날에 선배가 만나자고 했는데 바쁜 일이 있어서 못보기도 했고 일단 나는 너무 좋으니까 그냥 쌩얼으로라도 나갔어ㅋㅋㅋㅋㅋㅠ 좀 걷다가 다리가 아프다길래 기숙사에서 5분 거리인 벤치에서 얘기를 나눴어. 근데 진짜 평소랑 다르게 선배가 진짜 이상했어ㅋㅋㅋ 보통 이야기 주제를 내가 먼저 꺼내는데 그날은 내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하고 질문도 많이 하는 거야.
"너는 왜 연애 안 했어?" "대학와서 너 좋다고 하는 사람 없었어?" "과팅은 몇번 했어?" "보통 1학년 1학기에는 연애하는데." "좋아하는 사람 있어?"
이렇게 연애에 관련된 말, 질문 세례를 엄청 했어... 선배를 좋아하면서도 대학 와서 5번정도 고백을 받고 스토킹도 한번 당했어. 사실 이처럼 학창시절부터 고백이나 썸 비스무리한 걸 탄 경험은 있지만 이상형 기준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항상 거절해왔어. 그리고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말 한마디도 못나눠보고 끝났으니 이제껏 연애경험이 없지.(이 선배는 정말 특별하게 술 기운이 이어준 거였고...) 어쨌든 지금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말을 비롯해 위 사실을 말했더니 선배가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쭉 경청해줬어.
그리고 친숙한 정적이 돌아왔어. 선배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어. "오늘 나랑 밤 샐래?"라고. 이 문장이 한치의 오차없이 기억이 나. 그때가 한 11시 50분쯤이었는데, 내가 눈치없이 아... 기숙사 들어가면 심심해서요? 그럼 오늘 지연귀사할까요?"라고 말했어. 선배는 픽 웃으면서 알겠다고 했어. 근데 선배가 자기가 반바지를 입고 와서는 춥지 않냬ㅋㅋㅋㅋ 벤치에 처음 앉을 때부터 계속 그랬어. 그래서 내가 과방에 가서 담요를 챙겨온다고 줬는데 담요를 덮어도 춥대. 결국 선배가 본인 과방으로 가자고 말했어. 선배 과방에는 보드게임이 있어서 한 2시까지 그거 하면서 놀았어ㅋㅋㅋㅋ(지연 귀사하기 이미 글러먹음.) 루미큐브랑 펭귄게임. 야구 보러 간 날 선배가 지고 돌아오니까 안 좋은 기분을 못 숨기는게, 딱 봐도 승부욕 셀 것 같아서 일부러 몇 판 져줌ㅋㅋㅋㅋ
그러다 선배가 졸리대서 과방에 있는 매트리스로 가서 누웠는데 나는 안 졸려서 보드게임 하던 책상에 기대어 휴대폰을 하고 있었어. 막상 누우니까 안 졸렸는지 같이 매트리스 위에 앉아서 영화 보자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앉았지.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 선배는 보면서도 계속 자려고 뒤척였고 나는 그저 영화를 열심히 봤어. 그리고 마음 한 켠에서 이 사람을 또다시 지워내려는 결심을 했지. 우리는 이대로 관계 진전이 되질 않는구나, 인연이 아니구나. 하면서.
뒤척여도 계속 잠이 안오는지 선배가 일어나 내 반대쪽에 기대앉으면서 "그냥 대화나 하자."라고 말했어. 나도 휴대폰을 덮으면서 선배 눈을 빤히 쳐다봤지. 선배가 먼저 입을 뗐어.
"나 하나만 물어볼게. 좋아하는 사람 어떤 사람이야?"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어. 나는 솔직하지 못하게(...ㅋ) 잘생기고 팔뚝 핏줄이 미친 사람이요. <라고는 말 못하고, 배울 점 많고 멋진 사람이라고 대답했어. 듣고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렇게 말했어.
"나도 관심있는 사람이 있어."
선배가 분위기를 이렇게 잡으니까 나도 모르게 이 말을 듣고 헐 난가? 나임? 진짜로? 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백퍼센트 짝사랑인줄 알았거든. 아무튼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한 번 떠봤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요?"
"멋지고 똑똑한 사람." 이 다음에 뭐 길게 얘길 했는데 먼 소리하는지 1도 못들음 내 심장소리 때문에. 아무튼 자기 할말 다 하고 나한테 이렇게 물어봤어.
"넌 그 사람 좋아한지 얼마나 됐어?"
그래서 한달정도 지난 것 같다고 말하고 바로 선배한테도 똑같은 질문을 했지. 그리고 선배는 바로 "나도 한달정도 된 것 같아."라고 말했어.
이 말하고 10초 후에 멋쩍게 이제 졸리다고 선배가 말했어. 나도 주무세요! 라고 어색하게 말한 뒤에 선배가 마지막 펀치를 날렸어...
"나 그쪽으로 누워도 돼?"
.....누우라고 하고 나는 그날 밤 앉은 자세로 한숨도 못자고 아침이 밝자 선배를 깨웠어.
그렇게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시험공부를 하려니까 손에 잡히는 일이 없는거야. 친구랑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다가 그냥.. 좀 보고싶어서 금요일 밤에 '저 선배 도서관에서 본 것 같아요!'라는 유치한 수법을 써서 카톡을 보내고 결국 산책하자고 선배를 불러들였어. 화요일에 앉았던 그 벤치에 앉았는데 너무 딱딱해서 앉기 싫다는 거야. 근데 우리 둘다 죽어도 그 과방 다시 가잔 말 안함ㅋㅋㅋㅋ 민망하잖아. 그래서 우리 과방 갔는데 시험 공부하는 선배들이 엄청 많고, 도서관 휴게실 가도 아는 사람들이 있고.... 결국에는 내가 "근데~ 과방 매트리스 진짜 푹신하던데 선배 과방 다시 가볼까요?" 라고 했어. 가봤더니 선배네 대학 출입구가 꽉 막혀있어서, 나도 밤샐 심산은 아니기도 했고 도서관에 짐도 두고 와서 아쉽지만 "이쯤에서 그냥 헤어질까요? 같이 산책해주셔서 감사해요 선배."라고 말했어.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 조금만 더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하고 정식출입구는 아니지만 작은 문을 통해서 다시 선배네 과방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어.
또 또 루미큐브하고...ㅋ 선배가 먼저 피곤해져서 매트리스에 누웠어. 아 넵! 주무세요! 라고 말하고 저번처럼 책상에 기대어 휴대폰하고 있는데 "근데 너 우리 과방 매트리스 좋아서 오자고 한 거 아니었어? 올라와서 편하게 있어도 돼." 라고 말했어. 알겠다고 하고 그냥 딱 옆에 앉아있기만 했어. 선배는 누워있고. 누워도 된다고 선배가 거듭 말했는데 도저히 그건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앉아서 자기를 택함... 선배는 누워서 잘 자더라.
그런데 에어컨이 진짜 너무 추워서 자기전에 얼어죽겠는 거야ㅜ 그래서 최대한 선배 안깨게 살금살금 에어컨 온도 높이러 갔는데 선배가 그 사이에 깨서 뭐하냐고 물어보고 난 대역죄인처럼 사과했어.... 그리고 선배가 깨서 자리에 나란히 앉자 없으면 서운한 정적이 또 찾아왔지. 이번에도 정적을 깬 건 선배였어.
"넌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아?"
아니 이게 뭔소리야 ㅈㄴ아무런데요...라는 말을 할 순 없으니까 적절한 단어를 찾다가 "생소하죠." 라고 대답했어. 선배에게 똑같이 선배는 이 상황이 어떤데요? 라고 물어봤는데 선배도 똑같이 생소하다는 말을 끝으로 또 정적....
이번에는 선배가 자기 손가락으로 내 손등을 꾸욱 눌렀어. 유교걸 매우 당황. 뭐하세요? 라고 물어봤지. 갑자기 선배가 풀린 눈으로
"손 잡아도 돼?"
라고 물어봤고 나는 약간 돌이 돼서 네...넵.이라고 대답했어. 잡고서는 사람 손이 어떻게 이렇게 말랑말랑하냐고 신기해했어.
이내 "깍지 껴도 돼?"
라고 하니까 마찬가지로 나는 군기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똑같이 네...넵.이라고 말하고 굳은 얼굴로 어쩔줄 몰라했어. 아니 손 잡을 때마다 후기를 남기는 게 진짜 웃겨. 처음에는 말랑말랑하다고 했다가, 깍지끼니까 자기 깍지 껴보고 싶었다고 쫑알쫑알 말하는 게 머리로는 귀여운데 몸은 망부석이 되어버렸어...
그러다 자기 성격이 원래 무뚝뚝한데 애인만 사귀면 애교도 부리고 응석도 부린다고, 전여자친구가 이런 자기를 보고 사귀기 전 모습이 더 좋았단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내가 자기를 프로패셔널하고 멋있는 사람으로만 보는 것 같은데 사귀고 나서의 본인의 모습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나한테 물어봤어. 아니 예스!!!!!!!!!! 무조건 예스!!!!!!!!!!!!!! 저 얼굴에 댕댕이 성격이면 개 큰 구매지!!!! 하고 속으로 축제를 벌이고 있었는데 겉으로는 엄청 담담하게 대답했어... 그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짜 사랑은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거죠. 이러면서.... 그러자 선배가 계속 잡은 손을 더 세게 잡으면서 이렇게 말했어.
"좋아해."
"나랑 만나볼래?"
근데 내가 생각도 안하고 바로 좋아요. 라고 박아버려서 무드 없다고 장난스럽게 구박했어ㅋㅋㅋㅋ 내가 애교부리면서 그럼 한 번만 다시 말해주세요! 라고 말했는데 삐져서 안 말해주더라ㅋㅋㅋㅋ 결국에 우린 토요일 새벽에 사귀게 됐어.
하지만 손만 잡고 잘 생각이었던 나와 달리 남자친구는 달랐어. 이 이야기는 진짜 마지막 편에서!!!
기록 엄청 상세하다 그때그때 써둔 거야?
웅 일기에다가 적어뒀어 그때그때ㅎㅎ
남친 보여준 적 있어?? 반응 궁금해!!
앜ㅋㅋㅋ쿠ㅜㅜㅠ 남친은 아직 안보여줬는데... 개강하면 일기장 들고 함 보여줘야게따ㅋㅋㅋㅋㅋ
혹시 자기 괜찮으면 북마크 해놔도 괜찮을까 -?
다음 썰 빨리 구워조 ㅠ
자기야..ㅎㅎㅎㅎ 구워와따ㅏ!!!!!
사랑해 자기 .
나도 북마크! 담 편 언제 나와 드라마보다 더 설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창 내 친구들이 핱시 환연 저리가라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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