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어] 혹시 이런 경험 있는 언니 있을까…?
나는 21, 전남친은 28이야
1년정도 만났고 헤어진지는 두달정도 됐어
그동안 굳이 겪어도 되지 않을 일들을 쓰레기들을 만나서 엄청 데이고 힘들었었는데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연애를 한거같아 부모님도 좋아하셨고.. 나도 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해서 서로 직장인이라 생활수준도 비슷했고 결혼을 일찍 하고 싶었어
취향이나 유머코드 같은것도 잘 맞아서 크게 싸울일은 없었지만 가끔 남친이 이성있는 술자리 가서 늦게 집갈때 조금 내가 삐진다거나 내가 평소 감정기복이 심한편이라 오빠한테 다 티내서 그거로 몇번 싸운적 있었거든 그래도 일년간 만나면서 너무 심하게 끝장볼때까지 싸운적은 없었어
헤어지게 된 것도 내가 감정컨트롤이 잘 안되고 오빤 항상 나를 풀어줘야 하는게 지쳐서 헤어지자고 통보를 받았어 불과 헤어지기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잘 지냈는데 갑작스럽게 헤어지니까 많이 힘들더라고 그러면서 너무 갑작스럽겠지만 자기 지원하고 싶은 일본 기업이 있고 해서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해서 늦어도 내년까진 이민 갈거 같다고 참고하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크게 붙잡지는 못하고 그냥 다시 생각해봐라 하면서 이렇게 끝내는건 싫다고 조금 붙잡았는데 너무 단호했었어 헤어지던날 만나서 대화하고 헤어졌는데 남친이 엄청 많이 울긴했어 그리고나서 나는 잘 지내보려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취미생활도 다시 시작하고 하다보니까 두달이란 시간이 흘렀어 연락은 단한번도 오지 않았지만 계속 기다리고 있는 중이긴 해 ..
암튼 내가 어제 친구 생일 축하겸 친구 회사네쪽으로 좀 일찍 퇴근하고 가서 기다리는데 전남친 회사랑 10분거리거든 얼추 퇴근할 시간이라 마주치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주변에 올리브영에서 화장품 구경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거야
마스크 쓰고 있어서 얼굴은 긴가민가 했는데 걸음걸이 보니까 딱 알겠더라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뛰어가서 덥석 팔을 잡았는데 생각지도 못한건지 엄청 놀래서 벙찐 얼굴로 쳐다보는거야 나도 내가 왜 뛰어가서 붙잡았는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그렇게 되니까 놀래서 서로 어색하게 인사를 했어
퇴근하는 길이냐 물으니까 맞다고 나는 어떻게 이시간에 여기 있냐고 하더라고 회사 잘 다니고 있냐, 요즘 어떻게 지내냐 이런 일상적인 얘기를 몇마디 나누고 서로 인사하고 가려는데 뭔가 이대로 보내고 싶지가 않아서 오빠한테 우리 다음에 기회되면 또 보자 그때는 이렇게 우연처럼 마주치는거 말고 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알겠다고 하더라구..
그렇게 인사하고 각자 갈길 갔는데 마지막에 뒷모습 보는데 신발도 우리 일주년에 맞춘 커플 신발이길래 순간 반갑기도 하면서 벌써 신고다닐만큼 아무렇지도 않아진건가 하는 씁쓸함도 있고 그러더라..
아 그냥 계속 생각나 친구들은 드라마도 그런 드라마가 없다, 어떻게 사람 많은 그 길거리에서 만나냐고 하는데 자꾸 그냥 마주친거다 해야지 싶으면서도 우연이 인연이 되진 않으려나 하는 희망이 생겨서 미칠거같애 ㅠㅠ
상대는 무슨 생각이 들까.. ? 혹시 이런 경험 있는 사람 있나?
와 지피티 돌렸는데 말 개잘한다 보내주고싶네
무슨 말?
지금은 우연한 만남에 너무 의미를 두기보다, 헤어진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는 게 중요해. 상대는 너를 반갑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두 달 동안 연락이 없었다는 건 감정을 정리하고 있다는 뜻일 가능성이 커. 만약 다시 만나고 싶다면, 이전의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먼저 고민해봐야 해. 하지만 진짜 운명이라면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시 이어질 거야. 지금은 너 자신을 위해 더 행복한 삶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최선이야. 대충 요약이 이거야
반갑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별 생각 없었을수도 있어ㅠㅠ
많이 당황하고 반갑기도 한 것 같은데 아무 감정은 없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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