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고 취업 전에 100일 이내로 혼자 여행 (내 기준 거의 오지인 곳으로…) 다녀오고싶다는 남친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고민이 많이 돼서 글 올려봐 ㅠㅠ
우선 현재 나랑 남자친구는 두살 차이고 오빠는 올해 4학년이라 내년 2월에 졸업이야. 지금 300일정도 사귀었고. 나한테는 첫 남자친구이고 외모 말투 성격 등이 내 이상형이라 오래 만나고 싶어.
우리는 대학교 미팅에서 만났는데, 그 이후로 애프터 하면서 남친이 했던 얘기가, 자기는 실크로드(중국~중앙아시아~터키까지) 여행을 꼭 가보고 싶다는 거였어. 사귀기 전부터 이게 버킷리스트였다는 얘기를 들었고, 사귀는 중에도 ‘아 실크로드 한 번 가 보고 싶다…근데 평생 갈 시간 없겠지 ㅠㅠ’이런 말을 자주 하길래, 엄청 가고는 싶은데 곧 취준이기도 하고 고민중이구나~ 이 정도로 넘겼어.
그런데 어제 전화하면서 자기 졸업하고 취업하기 전에, 내년에 나 학기중이라 바쁠때 100일정도 (근데 이건 되는대로 더 짧게 줄여보겠대) 실크로드 여행 다녀와도 되냐고 하는거야.
음,,, 내가 오늘 빠니보틀에서 실크로드 여행 찾아봤는데, 관광객도 많지 않아 조금 위험해 보이고, 혼자 다니면 중앙아시아 그 사막지대에서 길 잃고 와이파이 안터져서 연락도 안 되고 할 것 같은데…ㅠ
오빠가 영어를 엄청 유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해외여행 경험은 나 만나기 전에 혼자 4박5일로 도쿄 가본 것 딱 한 번이야,,,,
그리고,, 그렇게 긴 기간을 혼자 기다리는 동안 내가 많이 외롭기도 하고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이것 때문에 오빠를 그만 만나고 싶진 않지만, 아무리 버킷리스트라 해도 보내주기엔 너무 꺼려져 ㅠㅠ 가 있는 동안 무슨 일 생겨서 연락 안 되면 나는 너무 걱정돼서 학교 생활에 집중 못하고 오빠 여행 내내 괴로울 것 같아.
그리고 100일짜리 여행을 선뜻 보내주기엔 오빠에 대해 내 믿음(계속 사귈 거고 안 헤어질거란 믿음?)이 좀 부족한 상태야. 200일 기념일을 오빠가 까먹었어서, 그걸로 내가 뭐라 했다가 그날 헤어지잔 말 듣고 다음날 오빠가 바로 미안하다고 연락 왔었거든..ㅋ(끔찍한 기억) 바로 다시 만나긴 했지만 거의 두달 내내 그 기억 때문에 힘들었었어.
지금 내 생각은 이거야:
오빠에겐 버킷리스트이기도 하고, 취업하고나선 영영 가 볼 수 없을 테니 가는건 오빠 마음이다.
근데 그 기간 동안 연락이 조금이라도 안되거나 나를 걱정시키는 일이 전혀 없어야 하고, 만약 그런 일이 단 한번이라도 생기면 나는 오빠 여행 끝나고 올 때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릴 수 없다.
여행 가기 전까지 동안, 혹여나 중간에 헤어지거나 싸울 걱정없이 기다릴 수 있게, 오빠는 나한테 믿을만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
여기까지가 하루동안 생각해본 내 결론이야. 자기들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ㅠㅠ 다음주에 남자친구 시험 끝나면 위에 내 생각을 얘기해 주고 싶엉
여행 예정 시기가 언제야? 나는 자기가 이 관계에서 느끼고 있었던 불안감, 불확실함, 남은 원망 등의 문제를 여행과 별개로 풀어야한다고 생각해. 여행은 잠깐 제쳐두고 힘들었던 거에 대해서 먼저 제대로 다뤄보는게 어떨까.
웅…ㅠㅠ자기 말 듣고 보니 내가 원망이 많이 남아 있나봐 200일때 일은 그 이후로 다시 꺼내기도 싫어서 그냥 묻어두자 하고 넘어갔는데 담주에 만나면 내가 어떤 감정인지 정도는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답글 달아줘서 고마워!!🫶
아 예정 시기는 내년 3월쯤이야!
자유롭게 다녀오도록 해줘. 남친이 쓰니의 물건이 아니니 소유할 수 없어. 그사람 자유의지를 억업하면 결국 못가게하는게 이별이 될 수 도 있어. 건강한 독립된 하나의 사람이 다른 건강한 독립된 하나의 사람을 만나 지금도 행복하지만 더 행복해 지길~ 그대신 준비를 함께 돕는 건 어때?
아직 남자친구에 대한 불확실함이 커서 쉽게 보내 주기가 어렵네ㅜㅜ 와이파이도 안터지는 곳으로 세달 넘게 간다면 세달 잠수랑 비슷하게도 느껴져 ㅎ 지금도 믿음이 약한데 못가게 한다고 헤어지는거나 가서 연락안돼서 헤어지는거나.. 유럽이나 일본도 아니고 북한보다 폐쇄적이라는 중앙아시아를 혼자 돌고 오겠다니 걱정되는 건 어쩔수 없지 쿨하게 보내기는 어렵네,,
근데 뭐… 걱정은 이해되지만 결국 네가 막아봤자 그 사람에겐 미련으로 남을걸…? 만약 가서 헤어지면 인연이 아닌 거지. 이런 사람이랑 결혼 이후에도 잘 될지 안 될지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라 생각해봐. 서로 이거 하나 못 견디는데 결혼 생활 같이 할 수 있겠어?
여행은 보내줄생각이지만 그전에 나도 잘 지낼 수 있게 대비를 좀 하고 보내야 할 것 같아 생각 잘 해볼게 ㅠㅠ!!
위험하다고 다시한번 생각해보라고 하고, 그래도 간다고 하면 알겠다 그대신 이틀의 한번, 혹은 저녁에 한번 꼭 연락은 하는걸로 하자. 이런식으로 규칙을 정해. 그리고 그것까지가 너가 할수 있는 일이고 그 외의 일은 네손을 떠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걱정하지마.
규칙 정해두고 사서 걱정하지 않기.. 기억해둘게 답글 고마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