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나 진짜 별거 없는데 막 로맨틱 하지도 않은데 알려달라 해서 썰 푼다...
남친은 친구 통해서 만났어. 로드 트립 가려고 하는데 운전할 사람이 없어서 흐지부지 될려고 하는거 남자친구가 자발적으로 운전사 하겠다고 했음. SUV 라 5명 탈 수 있는데 자기 포함 4명이니까 한명 더 태울 수 있다 해서 내가 어쩌다보니 꼽사리 끼게 됐어.
국립 공원 가서 다들 쉬면서 대화 하고 그랬는데 애가 좀 독특하고 수염도 나고 (내 타입 절대 아님. 나 턱수염 진짜 안좋아해.) 요상해서 얘를 누가 데려가냐... 했었어ㅋㅋㅋㅋㅋㅋ 진짜 막 호감 가는 와, 씨바 좋다, 한 얼굴이 아니야. 그때 당시 내가 누구랑 사귀려고 눈에 불을 키고 찾던 때야. 당시에 썸 타고 있었던 애도 있었고 잘생겨서 좋아했거든. 그러니까 눈에 안 차지. 암튼, 남친이랑 대화 하다보니까 애는 좀 괜찮아. 근데 긴가민가해. 그래서 일단 시간 두고 보기로 했어. 턱수염이 내 타입이 아니라 아...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1) 수염 밀고 왔는데 시발 잘생겼어. 갓댐. 2) 고양이가 두마리 있대! 갓댐! 3) 피아노 칠 줄 알고 악기 칠 줄 아는 거 많아!! 홀리 쒯!!
여기서 그치지 않아.
나 대화가 너무 중요해. 자기 감정 숨기고 나는 상남자니까 울지 않아! 남자는 감정에 대해 얘기하지 않아! 하는 걸 전혀 좋아하지 않아. 남자친구는 그게 달랐어. 나랑 다른 친구랑 남자친구랑 새벽 2시까지 감정에 대해 얘기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꽤 괜찮더라고. 여자들한테 둘러싸여서 있을 때도 기 빨려하거나 불편해 하는 것 없이 잘 놀고 거리낌 없어 하는 것도 합격. 다방면으로 합격. 썸남이랑 썸붕 되고 후보군도 다 탈락 했는데 얘는 괜찮은 것 같더라고.
근데 난 얘가 나 안 좋아하나 했어. 나한테 엿 날리고 (실은 좋아했는데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대. 두고두고 까고 교육 중. 주눅 들어서 미안해... 하니까 지금은 괜찮아ㅋㅋㅋㅋ) 너무 장난 수위가 높아서 아닌가? 했었거든. 근데 어쩌다 보니 걔가 피아노 치는 걸 보게 됐어. 오후 두시? 점심 지나고 햇빛이 들어오는데 남친 머리카락이 더티 블론드야. 그 머리 색이랑 햇빛이랑 치는 노래랑 너무 예쁜거야.
시발 좆됐다.
진심 저 생각했어.
시발, 꿰였다.
ㄹㅇ로.
그래서 난 악셀 밟았어. 사귀자!! 농담반 진담반 질척대고ㅋㅋㅋ 놀러오라고 얘기 하고, 무서운 영화도 같이 보고. 그러다가 호감도 올라가서 사귀게 됐징.
남자친구 왈, 자기한테 그렇게 사귀자 한 여자애가 처음이여서 당황스러웠대ㅋㅋㅋㅋ 첫 데이트 해보고 돌아가기 전에 포옹 해달라 해서 포옹 받았는데 그 포옹에서 아, 얘다 했대. 안아주는 게 너무 좋았대. 그냥 직감적으로 얘다 했대. 그래서 뭔 개소리야, 라고 답하긴 했다. (심지어 나는 데이트라고 생각 못했음. 그냥 버블티 먹을 사람~ 단톡에 보내고 다 거절 당했을 때 걔가 나 주변이니까 갈게! 하고 버블티 처음 먹어봐서 사줬더니 자기 타입 아니라고 안 먹었음. 개싸가지 생각했잖음. 그것도 두고두고 까임. 그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냥 먹는 거에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야. 아무거나 다 괜찮은 나랑은 다르게 시도하는 걸 조금 꺼려 하는 편? 그래도 나랑 데이트 하면서 이것저것 더 도전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해. 사람 많이 바꼈지.)
나머지는 써클 글은 사귀고 난 이후의 행보...
일년 3개월 사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