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 나 우울감으로 잠수탄 남자친구와 헤어졌어...
본인 멘탈이 지금 너무 안좋다고 갑작스럽게 두달간 시간을 가지자해서 가진지 한달째, 얼굴도 가물하고 좋은 기억도 잘 안나게 되면서 슬슬 이별을 예감했어.
잘지내냐고 문자로 연락을 먼저 했고 내가 만나서 얘기할 수 있겠냐 제안을 했는데 요즘 상담을 받고 있고 아직 많이 불안한 상태라고 얘기하더라고. 내가 점 더 자세히 알 수 있으면 좋겠다 하니까 이러이러한 마음이 들어서 지금은 그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대. 그러면서 자기 신경쓰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는 그 얘기를 듣고 한달을 더 기다리면 달라질까, 그때도 지금과 다를 바 없다면 나는 그냥 한달을 허비하는거 겠구나 생각이 들었어. 잘지내라고 문자는 마무리 후 일주일간 많은 고민 끝에 오늘 통화를 했어.
생각보다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였고 내가 묻는 말에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참고로 정신과가 아닌 인지행동치료전문기관에서 약 없이 상담으로만 하고 있었더라고.
남자친구는 이타적인 마음은 잘 발달되어있지만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자기비하의 수준이 심하다는 결과가 나왔대..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물론 전문가가 해준 얘기지만 너가 그런 부분만 있는 건 아니다, 나한테는 이렇게 좋은 면도 있었다 응원도 하고, 나도 힘들었을 때 산책이 큰 도움이 됐는데 그냥 나랑 아무 말도 안해도 되니 잠깐이라도 산책하자고 말하기도 했어. 나는 옆에서 힘이 되주고 싶다고.
근데 힘들대. 고마운데 이런 말을 듣는게 힘들대. 지금은 그냥 혼자있어야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내가 그만하자고 했어. 한달 뒤 만나야하는 것도 약속이니 지킬 거라고 얘기했어서 그 약속도 너에게 짐이 될 수 있겠다고, 그래서 내가 먼저 놓겠다고 했어.
그 친구도 이렇게 힘든 거면 본인도 그만하는게 좋겠다고 그냥 나한테 안겪어도 될 일을 겪고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고 잘 지내라고 얘기하더라
나는 많이 울었는데 걔는 울음을 삼키고 담담하게 얘기해서 끝까지 서운하고 미웠어. 내가 혹여나 나중에 붙잡게 될까봐 ’나는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치만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라고 마지막에 얘기하고 끝냈다...
걔가 힘들 때 너무 큰 시련을 준건가 싶어서 후회도 되는데 그 친구가 본인을 치료할 동안 나는 걱정과 원망을 반복하며 피폐해졌을 생각을 하니 늦었지만 이제라도 말한 게 내 정신건강에 이로왔다고 생각이 드네...
나 너무 힘든데 자기들 위로해줄 수 있을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 둘 다 이해가 가는거 같아 자기 입장에서는 너무 힘이 되어주고 곁에 있어주고 싶었을텐데 어떻게 보면 일방적인 느낌이라 더 속상하고 마음 아플거 같아 자기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천천히 이겨나가보자 힘내 응원할게
고마워 자기야ㅠㅜ 잘 이겨나가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