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들은 연애할때 불만사항이 있으면 어떻게 이야기해?
남친이랑 3년을 만났는데도 계속 같은 문제로 싸워서 고민이야... 보통 패턴이 '내가 불만을 이야기함 -> 남친은 처음엔 달래주다가 기분이 나빠져서 분위기가 안좋아짐 -> 2시간~길게는 하루 이상 감정소모 해야 풀림' 이건데 이게 한달에 한두번이라 좀 자주 그러는 편이긴 한 것 같아 ㅠㅠ
나도 남친이 힘들어하는거 알아서 계속 고민하고 고쳐나가고 하는걸 반복했고, 지금의 행동 양상이 예전이랑 완전히 같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해. 내가 불만을 말해왔던게 장거리나 19 쪽이라 당장 해결할 수 없는것에 대해서였어서 최대한 징징대지 않으려고 노력해왔거든. 또 기념일같은 좋은 날에 그런 불만을 얘기한다던지 해서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때가 많았었어.
예를 들면... 이번에 여행을 갔다왔고 마지막 날 밤이어서 19 이벤트를 준비했어. 그런데 나는 흥분이 안된 상태였는데 진행하려니까 아파서 중간에 그만뒀거든. 그렇다고 남친이 대충 하는편은 아닌데 3년간 거의 똑같은 순서라서 익숙하다 보니까 흥분이 안됐던거지. 이것도 나름 노력해서 해주는것 같고 몇번을 얘기해도 비슷해서 그냥 내가 참고있다가 이번에 터진거야. 아픔 + 성적 불만 + 여행 마지막 밤인데 망쳐서 아쉬움 이게 다 합쳐져서 말할까 말까 하다가 '매번 비슷해서 흥분이 안된다'는걸 말했어. 남친도 내가 아쉬워하니까 처음엔 달래주다가 그런 불만을 이야기하니까 점점 분위기가 안좋아지더라고.
그 뒤로 얘기한건 이럴때 남친 입장은 '내가 늘 부족한 사람인 것 같다' '이럴때마다 우리가 그럼 그렇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이정도인데 결혼하면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헤어지는 것까지 고민하게 된다' 이렇다는거야. 내가 얘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더 노력해보겠다고 마무리가 됐지만 항상 그렇듯 결국은 남친 입장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는걸로 이어져.
그래서 남친이 원하는건 뭔지 물어봤더니 이 '문제 제기를 하는 것' 자체를 안했으면 좋겠대. 남친은 나한테 불만이 있어도 본인이 참고 넘어가는데 나는 불만을 그대로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같대. 본인이 먼저 문제를 제기한 적도 없고 (대부분 내가 먼저 시작하니까) 고쳐달라는게 그거 하나뿐인데 이쯤되면 정말 우리가 안맞는건 아닐까 생각된다네... 나도 미안하다하고 서로 노력해보자는 쪽으로 마무리되긴 했는데 과연 이게 끝날수는 있을까? 다음번에도 같은 일이 없을거라는 보장이 있을까?
이번 여행이 남친 고향으로 간거라서 부모님한테 인사까지 다 드리고 가족들도 뵙고 했는데 이런 이야기가 오가서 착잡해... 나도 내가 예민한 편인거 인정하고 불만있으면 안 참고 얘기하는거 맞는데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렇다고 지금까지 얘기해왔던 것들이 남탓을 한다거나 소리지르면서 쏘아붙인다거나 한 것도 아니야. 타이밍이 안맞거나 조금 감정섞어서 이야기해서 그런 것 같은데... 늘 사소한 것들에도 불편한 나로서는 이걸 어떻게 조절하고 해결해야할지 모르겠네 ㅠㅠ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보고 이야기를 꺼내는게 맞는데, 맘에 안드는게 있는 상황이 되면 그냥 말해버리게돼. 나도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고 예민한거 아는데... 좀 고치고 싶어서, 고치려고 노력도 해왔었고, 그래서 익명의 힘을 빌려 솔직하게 말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