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아 좀 내용이 좀 긴데
나 남자친구한테 가스라이팅 당한건지 아닌지 한번 봐줄래..?

내가 지금 대학원을 다니는데 어제 학교 사람들이랑 다같이 학회 참여를 했어.
원래는 끝나고 다같이 회식하기로 했는데 이걸 말했더니 자기는 신경 쓰인다고 싫다고 가지 말래
그냥 끝나고 바로 집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나도 필참해야 하는 회식은 아니고, 얘가 이렇게 싫다고 말한것도 처음이라 알겠다고 하고 안 갔어

그리고 집으로 오는데 서울 퇴근시간이랑 시간이 너무 겹쳐서 버스 두 번 못 타고 세번째로 겨우 타가자고 집에 왔어.
그래서 시간이 좀 지체되긴 했거든..?
아무튼 그래서 집 앞 정류장에서 내려서 ‘나 이제 집 도착햇다‘ 라고 보냈는데, 바로 전화가 오는거야.
집에 오는 도중에도 계속 나한테 어디냐, 버스탔냐 물어보고

그래서 받았더니 나보고 지금 밖인 것 같은데 어디녜, 그래서 내가 나 항상 내리는 집 앞 버정이다.
이제 내려서 집 올라갈려고 한다 하니까 왜 집도 아닌데 집 도착했다 라고 했냐는 거야.
내 입장에서는 정류장에서 집까지 진짜 3분이면 가는 거리고, 어차피 바로 집으로 갈 거라서 암 생각없이 보내긴 한건데.. 뭐 이거는 내가 좀 생각이 짧았던 걸 수도 있겠다 생각은 해

아무튼 그러더니 집에 들어갈때까지 전화를 하쟤.
얜 지금 자기 친구들이랑 술자리 하고 있는데 이러는거야.
한번도 이렇게까지 한 적 없는데.
그래서 내가 너 지금 친구들이랑 술자리 하고 있는거 아니냐, 어차피 이제 엘리베이터 앞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라 했더니 아니다, 집 들어가는거까지 확인하고 전화 끊겠다 자기는 내가 걱정되서 그런다.

근데 그때 내가 부모님한테 집 들어가자마자 혼 나야 할 일이 있어서 집 들어가서까지 전화하기가 정말 힘든 상황이었거든..?
근데 얘까지 계속 이러니까 진짜 미치겠는거야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서울에서 집까지 오는데 3시간 좀 넘게 걸렸는데(퇴근시간 겹쳐서), 이 시간이 술자리 갔다오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그러고, 내가 아파트 공동현관 누르는 소리까지 들려줬는데 집까지 들어가는거 보겠다고 그러고, 정 너가 뭔가 걱정이 되면 지금 영상통화로 우리 동네인거 보여주겠다 했더니 지금 자기를 의심하는 사람으로 만드는거냐면서 나한테 뭐라고 하고.

그리고 내가 그저께 잠을 아예 못 자고, 생리도 터진 상태에서 어제 하루종일 학회 있었던거라 너무너무 피곤해 죽겠는데
너무 피곤하다고 하니까 왜 피곤하녜
술도 안 마셨는데 왜 그렇게 피곤해하지? 이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설명하니까 그래? 이러고
내가 집 들어가서 부모님이랑 얘기하고 나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니까 하고 올 때까지 자기는 밖에서 기다리겠대
술자리 다시 안 돌아가고 기다릴테니까 얘기 다 하면 연락하래

그냥 얘는.. 내가 진짜 집 앞이라 암 생각없이 보냈던 ‘이제 집 도착했다’ 이 말 때문에 내가 지금 집도 아닌데 집이라고 거짓말했다.
그 거짓말 때문에 자기는 지금 내가 정말 회식 참여 안하고 집에 온 건 맞는지, 지금 용인(내가 용인에 살아서)인건 맞는지, 부모님이랑 얘기해야 하는건 맞는지, 술 안 마셨는데 진짜 피곤한건 맞는지, 그 모든게 자기는 ‘걱정‘이 된다.
그리고 자기는 이게 의심하는게 아니고 걱정이 되서 그러는건데 자기를 의심하는 사람인것처럼 생각하지마라


근데 저러고 나서 내가 부모님이랑 얘기 다 하고 나서 다시 연락해서 얘기하다가 결국 내가 회식 참여 안하고, 오는 길에 혼자 서브웨이 가서 밥 먹은거 카드 결제한 내역까지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줬어.

이게 난 나를 의심한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냥 내가 예민한건가? 아니면 걱정이 된다고 당연히 저렇게 할 수 있는거야?

그래서 결국 내가 ‘집도 아닌데 집에 도착한것처럼 말해서 너 걱정시켜서 미안해’ 라고 하긴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