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안 하는 남자친구
난 21살
남친은 5살 연상이야
책도 읽고 재테크 공부도 하고 운동도 좀 하고 건강하게 밥 챙겨 먹었으면 좋겠는데
여유시간 생기면 게임하느라 바쁘고
돈 공부는 내년부터 시작한다는데 못 믿겠어
사실 책도 올해 9월부터 읽기로 약속하고서 내가 닦달하고 나니까 11월 돼서 찔끔 한페이지씩 읽어... 억지로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냐만은...
그래 직장 힘들 수 있지
게임 좋아할 수 있지
전에는 나도 게임 좋아해서 겜순이로 살았었는데 이제 남자친구도 생기고 결혼도 하고 싶어지니까
난 게임하는 시간이 좀 아깝더라고
아직 21살이긴 하지만 지금부터 미래를 준비하면 더 좋은 거잖아?
근데 남자친구는 말로는 나랑 결혼하고 싶다, 나 유학 가면 돈 모을 거다(나 내년 초에 바로 유학 가!) 하면서
나 가고 나면 한두 달은 게임 좀 하다가 슬슬 시작하겠대
내가 엄마도 아닌데 자꾸만 잔소리하게 돼. 남자친구가 지난주에 일하다 다쳐서 오늘까지 쉬는데 오늘 병원을 가야 하거든? 아침에는 3시쯤 씻고 나간다더니 또 아까는 4시쯤 가도 안 늦는다면서 게임하고 있더라고. 할 거 먼저 해놓고 게임하면 안 되냐니까 읽씹당했어.
포기하면 편할 텐데 난 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주지 못할까?
수면 패턴도 게임하느라 어그러지고, 위염도 있으면서 밥도 제때 안 챙겨먹고. 자꾸 한심해 보여...
내가 지나치게 그 사람과 나를 동일시하나봐. 계획 어그러지면, 말한 거 못 지키면 그 사람을 내가 너무 질책하는 거 같아.
그렇다고 그만두기엔 난 아직 그이가 좋은데... 나 너무 어린 거 같아. 스스로 너무 스트레스야... 하 ㅜ
그런 책임감 없는 남자는 버려
으.. .ㅠㅠ 쓰다...
자기가 남친의 그런 것까지 신경써주기엔 자기는 너무 어림 그냥 적당히 사귀다가 다른 좋은 사람 만나 잔소리하고 스트레스하는 것도 시간낭비야
그건 맞는데ㅠㅠ 알아서 잘해주면 안되나 싶어..
세상에 남자 많아 자기야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가꾸지 않는 사람은 미안하지만 연인으로서도 친구로서도 별로 도움이 안될 거 같아
그래도 내가 말해서 금연도 하고, 탄산도 줄이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 섭취는 많이 줄였는데... ㅠㅠ
한심한 사람 왜 만나냐 상대가 한심하게 느껴지면 그 관계는 끝이야 ㄹㅇ 못 되돌림
하... 그래도 엄청 다정하고 나 잘 챙겨주는데..
저러는데 다정하지도 않으면 진짜 왜 만나겠음... 사랑하는 사람한테 멋져보이고 싶은 건 인간을 넘어 모든 생물의 본능이야 공작새도 날개 펼쳐 자기 몸매 자랑하는데 하다못해 인간이 멋져보이려고 안 하면 공작새만도 못한 거야
마음이 너무 아파... 그래도 난 좋은데...
그러다 슬슬 정떨어지다가 넌 유학가서 눈 높아지고 헤어지는거지뭐
너무 아프다ㅠㅠㅠ
내년이 후년된다... 저런 남자가 결혼하고싶다 그러면 난 정떨어질거같아. 나 잘되면 빌붙을거같아서
연애도 주변관계도 사람에 기준을 맞추기 시작하면 한도끝도 없이 휘둘리고 피곤해지더라. 결혼할 거 아니면 적당히 흐린눈 하고 연애 즐기다 타이밍 봐서 헤어지고 그래도 되는데 단점이 자꾸 보여서 속끓이기 시작하면 자기 스트레스만 커져
야무진 자기라 스스로 잘 생각할거라 믿어
모르겠어... 지금 알바 같이 하는 언니는 성격이 쿨해서 치명적인 실수만 아니면 그냥 걔는 그런가보다~ 가 된다고 하더라.
헤어지는게 좋을 듯 서로 안맞아도 너무 안맞음
남자친구도 열심히 살면 좋겠지만, 사실 남자친구의 딱 필요할 때 대처하는 유연성이 미리미리 불안해하고 조급해하는 내 성격을 좀 완화? 시켜주는 거 같아.
그렇구나.... 그럼 남자친구는 그게 장점이고 평소엔 미루고 나태한게 단점인거 같네 .. 걍 계속 고치라고 옆에서 말하고 도와주고 해야지 뭐~
응ㅠㅠ... 그러게...
엄마도 아니고 왜 사람 고쳐쓰려고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