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하면서 1년쯤 사귀다가 내가 귀국해서 헤어지고 이제 4-5개월쯤 됐나? 마음정리는 됐는데 내가 극복 못한게 있어..
전남친이 사준거: 노트북 거치대, 책가방, 후리스, 샤워가운, 빅시 속옷세트, 닥터마틴 로퍼, 같이 간 여행지에서 수집한 곰돌이
전남친한테 배운거: 요리할때 식칼 잡는법, 바지 각 잡아서 옷걸이에 거는 법, 정장 입을때 셔츠 아랫단 정리하는 법, 구두 신을때 양말 색깔 고르는 기준, 팬티 깔끔하게 개는 법, 발톱에 멍 들고 고름찼을때 바늘로 구멍내서 빼는 법, 갤럭시탭으로 필기하는 법, 집에 냄새 없앨때 효과적인건 향초 켜기, 오메가3 챙겨먹기, 침대 올라갈때 외출복은 접근 금지, 내 정확한 속옷 사이즈, 칵테일과 리큐어의 상관관계, 유명 관광지도 남자랑 다니면 심야에 안전하다, 닥터페퍼는 탄산음료 이름이고 체리콕만큼 괴랄한 맛이지만 매니아층이 있다, 전동드릴은 생각보다 사용하기 쉽다, 내 답없는 입술에 키엘 립밤이 제일 잘 맞는다, 듀얼 모니터는 대학원생에게 생존필수요건이다
버릴 수 있는 물건도 없고, 난 솔직히 도서관 열람실 같은 곳만 안가면 생각이 안날줄 알았는데 온 살림습관이 다 전남친이야.....이제 좀 덤덤해지긴 했는데 뭔가 내가 진 기분이야ㅇㅅㅇ
좋은 사람 만났었네
맞아 나 자신도 사귈때나 헤어지고 나서 여러모로 진짜 많이 발전했어
속옷 사이즈 같은 것도 전남친이 가르쳐줘서 알았어? 신기하다 근데 이것저것 많이 배웠으면 좋은 거지 뭐
그건 아니고 빅시 매장에서 사이즈 측정하고 직원이 도와준다는거 처음 알았어ㅎㅎ뭔가 고마운데 씁쓸하고 그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