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데이팅앱 사용 후기

작년 말부터 올해 중반까지 사용한 데이팅앱 소개할게
나는 그동안 외국인들만 만나고 다녀서 한국남성 데이터는 없어


1. 틴더

여성 기준, 적당히 프로필 만들고 나면 100개 이상 라이크 받는 건 일도 아님 (근데 대부분 한국인이었어)
하지만 개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은 두세 명 있을까 말까?
매칭되었어도 저쪽에서 먼저 말 걸어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드물었음
프로필 자세히 읽어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인상을 받았고, 대충 사진만 보고 스와이프하는 느낌

그리고 첫 스와이프 화면에서 상대방 프로필 사진 말고도 이름과 간단한 소개글, 관심사 태그가 보이잖아?
근데 직업과 학력은 다음 사진으로 넘겨야만 확인할 수 있어
나는 개인적으로 상대방 학력을 제일 중시해서, 스와이프를 멈추고 엄지를 더 움직여만 자세한 바이오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불편했음 (그래서 범블 애용함)
그리고 상대방과 매칭되면 프로필에서 인적사항이 생략되더라. 이것도 불편

무엇보다 틴더에는 딜브레이커 개념이 없어서, 내가 아무리 상세히 조건 설정을 해놔도 내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뜨게 되는 경향이 있음
확실히 훅업 위주라서 그런지, 채팅 시작하고 나면 플러팅을 넘어서 더티톡 시도해오는 남자들이 많았고
그런 경우 왓츠앱이나 텔레그램으로 옮기자고 하는데, 옮길지 말지는 알아서 판단하길
웬만하면 자기 전화번호는 가르쳐주지 마

대부분의 데이팅앱이 그렇듯 틴더도 위클리 구독을 해야만 누가 나를 스와이프했는지 확인할 수 있음
나는 스와이핑 대상으로 외국인 풀을 늘리고 싶어서 상대방 관심사 태그로 테니스나 크리켓 설정했고, 구사 언어로 제2외국어 (영어를 선택 안 한 건, 영어 못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영어 태그를 걸어놓기 때문에) 한두 개 더 설정했음
내 위치 변경도 가능해서 지구 어디든 날아가면 됨 슝~

틴더는 셰도우밴을 하기 때문에, 구글에서 구매 취소/환불 요청하면 나중에 자기 프로필이 상대방에게 안 보이게 돼
나도 셰도우밴 한번 당했었는데 결국 못 풀고 다른 전화번호로 계정 다시 만듦
당연히 환불은 안 해줘;

틴더는 삭제한 지 오래됐음
틴더 select 버전도 있는데 (말 그대로 사회적으로 selective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만 받아주는 일종의 시크릿 멤버십) 아직까지 가입 승인 보류 중
틴더는 다시 사용 안 할 것 같은데, select 버전은 이용해볼 의향 있음


2. 범블

현재 내가 가장 애용하는 데이팅앱!

구 틴더 운영진 중 일부가 여성에게 좀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따고 독립해서 개발한 앱으로 알고 있어
그래서 그런지, 매칭이 되더라도 여성이 먼저 메시지를 보내야 채팅이 시작됨
일정 기간 내에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매칭이 만료되는 시스템인데, 만료되더라도 1회 연장 기회를 줌

첫 스와이프 화면에서는 프로필 사진과 학력, 직업을 확인할 수 있고, 밑으로 스크롤하면 상대방이 쓴 바이오를 읽을 수 있음
(물론 사기치는 새끼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바이오 읽는 재미도, 작성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장점이 있음
내가 작성한 바이오를 읽어보는 남자들도 틴더에서보다 훨씬 많았는데, 실제로 바이오를 언급하면서 채팅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어
나도 처음 메시지 보낼 때, 상대방이 쓴 바이오에 관한 질문으로 아이스브레이킹 시작함. 그러면 훨씬 좋아하더라고

상대방이 학력, 직업이 좋고 관심사가 다양할수록 (훅업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바이오를 자세히 읽어보고 스와이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는 바이오에 정성을 들였음
데이팅앱에서 리펜슈탈 선전영화에서 나타나는 파시즘 미학 가지고 1시간 토론했던 사람 나야 나...

캐주얼한 데이트부터 진지한 만남 추구까지 앱 사용 목적을 구체적으로 표시할 수 있음
키, 별자리, 정치성향, 종교, 자녀계획 등등 자기소개 태그도 다양해서 좋아
내가 지지하는 권리를 나타내는 태그도 있다. 나는 유권자, 원주민 권리, 생식권 선택함 히히

딜브레이커 기능 있음. 나이, 키, 거리, 언어 등은 구독 안 해도 설정 가능한데 기타 자세한 조건 설정은 앱 구독해야만 가능해

틴더랑 비슷하게 트래블모드 이용하면 다른 도시나 국가로 위치 변경 가능함. 이것도 구독해야만 이용 가능한 기능

데이팅앱 5개월 이상 사용할 사람이면 위클리보다는 평생 구독 구매하길. 20만원 함


3. Boo

MBTI 기반 데이팅앱
처음 프로필 만들 때 설문을 하는데, 자기와 상대방의 MBTI를 비교해서 궁합을 보여줌
궁합이 좋으면 파란색, 나쁘면 빨간색으로 나타남
그래도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범블처럼 첫 스와이프 화면에서 상대방 프로필 사진, 출신 학교, 직업을 확인할 수 있음
이상하게 범블보다 가독성 떨어진다는 느낌 받음
그리고 출신학교란에 호그와트 마법학교 적어놓은 등신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음
호그와트 ㅇㅈㄹ

다른 데이팅앱과의 차별점은 인앱 커뮤니티가 있다는 거
(처음 프로필 만들 때 추가한) 인종, 언어, 관심사 등등 태그가 같은 사람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어
가볍게 일상이나 사진 공유하고, 오늘의 질문에 댓글 다는 그런 활동? 자기가 질문을 만들어서 게시할 수도 있고
1대1 채팅이나 만남이 좀 부담스러운 자기들에게 유용한 기능인 것 같아

작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그새 물이 너무 안 좋아졌더라
지금은 삭제했음

휴가철이나 연말에 다시 사용해보려고


4. 커피 미츠 베이글

외국인보다는 한인교포가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알려져 있어
한인교포들은 조건이 상향평준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음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별로였고

앱 사용 목적을 바이오에 표시할 수 있음
생각보다 진지한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앱 구독을 하지 않더라도, 매일 같은 시각 스와이프할 수 있는 배치가 주어지는데 한번에 8-9명 정도?
물론 구독을 하지 않으면 누가 나에게 라이크를 보냈는지 알 수 없도록 프로필이 블러 처리돼
운 좋으면 매칭되는 거고

일정 시간 안에 채팅을 시작하지 않거나 중간에 그만두면 만료되는 시스템이야
채팅방이 만료되면 복구는 불가능해. 구독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 지금까지 매칭에서 만남으로 이어진 경우는 총 4번이었는데 다 괜찮았어
개중 3명이랑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고 1명은 섹파, 1명은 친구 사이가 됨

근데 치명적인 단점이 앱이 너무 너무 버기하다는 거. 메시지 전송 오류 나기 일쑤고 앱 자체가 안 열릴 때도 많음
게다가 구독비가 싼 것도 아니라 가성비가 떨어지는 거 같아
그리고 현위치 변경이 불가능하고, 거리 범위 (최대 400km였나) 설정만 할 수 있음. 불편사항 중 하나

지금은 프로필 숨김 모드 사용 중


5. 기타

Badoo, Hoop, Happn, Elite Single 다 써봤는데 별로였어. 돈 쓰지 마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1. 상대방이 연락처 요구하더라도 덥석 알려주지 말기. 나는 다른 메신저로 옮길 때 카카오톡 사용하자고 해

2. 프로필 사기꾼이나 로맨스스캐머는 언제나 있으니 최소한의 경계심은 가질 것. 사진인증 마크 있어도 나이나 학력 속이는 경우 엄청 많다

3. 미군, 외국인 영어강사랑은 한번쯤 데이트는 하더라도 사귀지는 마. 그냥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4. 데이팅앱에서 잠시 손떼고 싶으면 프로필 숨김 모드 사용하는 거 추천. 나중에 다시 계정 만들기 귀찮거든ㅋㅋ

5. 여러 앱 사용하다 보면 이 앱에서 만났던 사람 저 앱에서 다시 마주치는 경우 허다함. 다들 알고 있겠지만 실명은 사용하지 마

6. 페이스투페이스 만남은 상대방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나서 가질 것. 채팅할 때 외모 칭찬만 하고 내 관심사에 흥미를 크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랑은 안 하는 게 좋아. 특히 사탕 발린 말 하는 새끼들 주의

7. 만나기 전에 상대방이 성병 검사 받았는지 확인할 것. 혹시 모르니 콘돔 챙겨갈 것

8. 훅업이나 캐주얼한 데이트가 목적이라면 채팅으로 혹시 어떤 kink가 있냐고 물어봐. 데이트 기분 좋게 하고 잠자리 가지러 그 남자 집에 갔는데, 상대방이 갑자기 나 괴상한 플레이 좋아한다고 밝히면 곤란하잖아. 채팅할 때 서로 레드플래그 뭔지 물어보고 답하는 시간 가져

9. 좋은 사람 만나서 데이팅앱 졸업할 때가 오면, 앱만 삭제하지 말고 꼭 자기 계정 삭제해!

10. 데이트하면서 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고 싶을 때, 상대방이 혹시 사기꾼인지 알고 싶으면 Linkedin 이용해봐. 특히 미국인이라면 대부분 프로필은 가지고 있을 거거든. 이름 뭔지 물어보고 검색해보면 됨. 자기한테 실명 못 가르쳐주겠다고 하면 그 새끼랑 만남 때려쳐. Linkedin 덕분에 30대 초반 버클리 출신 국가공무원 사칭하던 40대 미군 새끼 걸러냄. 생각하니까 또 빡치네;
Social Catfish라는 사이트도 있는데 유료라서 비추


도움 됐으면 좋겠다 안녕~
(또 생각나는 거 생길 때마다 업데이트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