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은 근접하면서도 먼 관계이다.
사랑을 했고 그래서 이별을 하기에 근접하지만
사랑해서 보고싶지 않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 먼 것이다.
이별을 해서 슬프고 힘들고 우울함은 그 만큼의 후회감이고 부정하고 싶은 크기이니까.
그럼 내가 지금 슬프지 않은 이유는 후회 되지 않았고 부정할 마음도 없고 모든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일까?
어쩌면 받아드리지 못 해서 실감이 나지 않아 그런 것은 아닐까?
사실 난 조금 솔직해지지 못 한 것 같다. 그와 사귄 처음은 설레었고 보고싶었고 사랑했다. 그치만 서서히 최근까지 ‘사랑한다 보고싶다’는 감정 표현이 아닌 의무 처럼 했던 것 같다. 마치 마음이 식어가는 것을 부정하듯 당연히 해야 할 말인 마냥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지냈다.
누군가에게 쉽게 사랑한다는 말은 할 수 있다. 재일 가깝지만 멀게 느껴지는 나의 가족에게도 가족이라는 명목하에 눈 한 번 감고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으니.
그러나 보고싶다고 말 하는 건 쉽지 않다. 바쁘게 지내어 시간이 없고 그런데 틈을 내서라도 만나고 싶은 것이니까.
어쩌면 난 그냥 보고싶다고 되뇌이면 보고싶게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내가 지금 슬프지 않은 건 나도 무뎌져 갔기에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의식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서로를.
피하고 있었던 것 같다.
최근 들어 스킨십의 빈도도 줄고 연락의 빈도도 줄어들고 서로를 집중 하기 보다 다른 것들의 더 많은 신경을 쏟았다.
숨기는 게 아닌 그냥 말을 안 하는 것도 많아지고 어쩌면 난 헤어지자는 말을 해주길 기다렸을지도.
내가 먼저 그 말을 하기엔 말을 하는 과정 속 불필요한 감정들을 느꼈을 것 같아서 였을지도 모른다.
<‘힘들지마. 울지마.’ 라고 말은 쉽게 못 하지만, ‘자기들은 이겨낼 수 있어. 힘내’ 라고 말해주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