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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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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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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에 대한 가치관... 글을 썼는데 나름 잘(?) 쓴 것 같아서 공유해! 나랑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기들 있으면 얘기해주라.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너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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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적었던 글을 빌려오자면 나는 애인 상대와 동반자 상대를 철저히 구분해 둔다.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라는 건 부정할 수 없으나, 그럼에도 연인 사이에선 '나는 나, 너는 너'의 개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어려움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각자의 삶을 사는 연인들에겐 마지노선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공유하는 것은 선택적일 수밖에 없으며, 보다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이일지라도 서로가 생각하는 미래의 방향성이나 그에 대한 속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자는 '각자'의 삶이 아닌 '함께하는' 삶으로 인해 거의 모든 것을 공유하게 될뿐더러,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갈 사람이기에 다른 누구보다 우선순위에 올려야 한다.

각자의 기준에 완벽히 부합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그럴 확률은 0%다. 나 자신을 만난다면 모를까, 모든 것에서 100% 맞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동반자를 선택할 때는 상대방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몇십 년간 각각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이기에, 분명 맞지 않는 부분도 존재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맞지 않음'이 아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보다 나은 삶을 나아갈 수 있도록 그들만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협의는 동반자가 된 이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문제를 직면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으니까. 누군가 관짝에 들어가지 않는 한, 그들은 계속해서 수정안을 발행해야 한다. 이것에 동의하지 않는 상대라면, 멀리 안 나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나는 온전히 사람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편이다. 상대가 어떤 성격을 가졌든, 습관을 가졌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편견 없는 사람이라 칭찬받을 수도 있겠다만, 내가 생각했을 땐 나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생긴 특성 같다. '나도 널 건드리지 않을 테니 너도 날 건드리지 마'와 같은 상태랄까. 물론 상대가 가진 것이 나에게 피해가 되는 문제로 발현된다면 대화를 통해 협의를 거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상대의 성향을 고려하여 행동한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 준다는 뜻이 되면서도, 지정된 선 이상은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상대가 동반자라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연인이라면 간단한 협의로 그칠 것이, 사색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 원인을 분석하여 상대의 결핍을 마주하려 한다. 동반자의 결핍은 나에게 상대를 깎아내리게 만드는 약점이 아닌, '측은함'과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그로 인해 내가 상처받았을지언정,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수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동반자가 결핍으로 인해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텐데. 그래서인지 자꾸만 상대가 지정해 놓은 선을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뭐라고. 그래봤자 나는 한낱 함께 사는 사람일 뿐인데 말이다.

결핍은 밑 빠진 독과 같아서 아무리 채워 넣는다 해도 채워지지 않는다. 고로, '상대의 결핍을 채워주겠다'라는 말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스스로도 채우지 못하는 독을 남인 내가 무슨 수로. 그렇지만 물이 새는 '이유'를 알게 되면 의문이 해소되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반복되던 문제 행동을 조금은 멈출 수 있게 된다. 혹은 새로운 독을 마련하여 채워 넣을 수도 있겠지. 대개 결핍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유발하는 '결과'만 보일 뿐, 결과를 통해 스스로 결핍의 '원인'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동반자가 스스로 발견하지 못한 결핍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나 나침반이 되고 싶을 뿐이다. 통제나 훈육 따위의 강압적이고 타의적인 방법은 옳지 않다. 이미 상대의 결핍을 인식하게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에게 있어 애인과 동반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함은 문제 해결의 이유가 동반자, 즉 내가 아닌 상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애 때처럼 나의 삶을 상대로 하여금 보다 넓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물론 나도 중요하지만, 나와 함께 걸어갈 상대의 삶이 조금 더 찬란하길 바란다. 그래야 나도 그 찬란한 길을 함께 보며 걸어갈 수 있게 될 테니까. '뭐니 뭐니 해도 내가 1순위!'라고 외쳤던 개인주의자가 오로지 상대를 위해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좋아한다'라는 개념을 넘은 것 같다. 내가 정의한 동반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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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혹시 전에 쓴 게시글 써클에듀 있을까 자기야? 너무 좋당

    2024.09.16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앗, 전에 쓴 글은 올린 적이 없어😅 좋게 읽어줘서 고마워~

      2024.09.16
  • user thumbnale
    소중한 솔바람

    지금 너무 졸려서 북마크해두고 읽어봐야지!

    202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