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자친구랑 헤어지는 게 맞을까?
글이 좀 길어,,, 시간 되는 자기들만 한번 보고 자기들 생각 얘기해줘
나는 일단 아빠 때문에 술 취한 남자가 소리지르고 욕하는 거에 트라우마 있고 남자친구가 술을 엄청 좋아해서 연애 초반에 이런 거 살짝 얘기했었어
저번주 월요일에 같이 회쏘하는데 남친이 시험 불합격이라 속상하다고 소주를 글라스에 따라서 한 세병 정도를 마셨어
대화 중에 의견이 안 맞아서 서로 날카로워진 상태로 남친이 언성 높여서 얘기하는데 내가 반박하니까 거기서 터져서 아니 씨바 솔직히 ~~ 이런식으로 얘기하는 거야 내가 욕 빼고 말하라고 했는데 너무 놀라고 어이도 없고 원래 욕 안 하는 사람이 저러니까 더 화가 났어 취했으니까 가자고 했는데 그 이후로도 한 30분 더 앉아있다 우리집 앞까지 같이 갔어
그냥 화나보이니까 영문도 모르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안 받아줬어 그랬더니 이제는 삐지는 거야 너도 취준생이니까 이 힘듦을 알지 않냐 너는 공감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
나는 횟집에서 집앞까지 남자친구한테서 술 마신 우리아빠가 자꾸 보였어 너무너무 싫었고 진짜 진지하게 헤어질까 고민했거든
근데 이런 일이 처음이기도 하고 참.. 창피하지만 앞으로 나랑 있을 때 술 마시지 않기를 조건으로 사과 받아줬어 사실 나는 술 아예 안 마셨으면 좋겠는데 지가 지입으로 알겠어 그럼 앞으로 자기랑 있을 때 술 안 마실게 라고 한거야
약속한지 이틀도 안 지나서 대학 동기들 졸업식 뒤풀이 간다고 술 마시면 안되냐 해서 안된다고 했다가 괜히 불쌍해보여서 한병만 마시라고 했어
아까 전화하는데 오늘은 베트남 놀러갓다온 친구랑 다른 친구들이랑 피시방에서 같이 게임하고 맥주 한잔 하겠대
내가 또 무슨 술이냐고 뭔소리냐고 했더니 나랑있을 때만 그런 거 아니었냐고 그럼 자기가 아예 술을 끊었으면 좋겠냐 해서 그렇다고 대답했거든
그러고 별 말 안 하고 전화 끊었는데 생각이 너무 많아지네…
자기들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거야?..
난 저런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인 이상 술을 끊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그날을 기억 못하는 게 아니래
내가 저랬다면 나는 술 마시고 어떻게 돌변할지 몰라서 한동안 술 안 마실 것 같아 근데 얘는 3일도 안 지나서 술 많이 마실 술자리 가겠다고 하고 맥주라지만 일주일만에 친구들이랑 술마시겠다고 하고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첫 남자친구지만 얘랑 결혼생각도 있었는데 술 못 끊으면 절대 결혼 못할 것 같아…
근데 쓰고보니까 헤어지는 게 나한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