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사실 많은 남자/남편들이 “나도 음쓰 버리고 화장실 청소 하는데 여자/아내들은 만족을 못함” 이라는 식으로 투덜대는데, <기획노동>을 하지 않으니 저런 한가한 소리가 나오는 거거등. 예를 들면 분리수거 날에 맞추어 미리 준비해두기, 집안 소모품 상시체크하고 구매게획 세우기, 계절별 옷정리 계획, 주기적 이불빨래 싸이클 고려하기, 빨래의 우선순위 정하기, 각종 점검 대비해서 스케줄 맞추기, 식재료 유통기한과 재고 관리 등등을 항상 고려하고 고민하는 것.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다면 양육에 필요한 모든 단기/장기 계획을 고민해서 일의 우선순위와 예산을 설정하는 것.

내 남친도 집안일 자체를 안하려는 사람은 아닌데, 둘이서 한 집에 살아가며 필요한 온갖 세세한 가사노동과 기획노동은 나한테 치우쳐 있어서 초반에 맞추고 싸우느라 힘들었어. 단순히 “너는 설거지, 나는 빨래” 식으로는 오래 못가. 구체적 포괄적으로 가사노동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공유하고 확인하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 어차피 서로 라이프싸이클에 따라 일방이 맡는게 더 효율적인 집안일이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라, 그때그때 조정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아

이런 거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가사노동분담 때문에 생길 필연적 트러블에 단편적으로밖에 대응을 못하게 되고, 높은 확률로 여자에게 부담이 치우치게 됨. 자기나 자기 남친이 가사노동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안 부딪히는게 이상한 부분이니만큼 이거는 철저하게 합의해야 햅삐하게 같이 살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