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헤어졌는데 마지막으로 걔한테 편지썼거든?
좀 길지만 읽어봐줄래?
보낼지말지 고민이야 자기들의 의견 듣고 싶어.

안녕?
이런 내 인사마저도 부담이겠지만 나는 이렇게 인사해야 미련 없이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지막까지 이기적이어서 미안해.
우리가 헤어진 지 일주일정도가 지났네
우리의 마지막이 너무 감정적이었던 거 같아 마음에 걸려서 이렇게 글을 써
내가 그날 너무 술에 취해있던 상태라 나의 감정만 너한테 쏟아낸 게 마음에 걸리더라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너에게 많은 애정을 받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용기를 얻게 된 시간이었는데 마지막에 너에게 화만 낸 거 같아서 미안했어.

처음 봤을 때부터 나에게 순수한 호감을 다 표현해 주고 다가와줘서 고마웠어.
직진으로 다가와준 너 덕분에 그전까지는 모른 채 지냈던 내 매력을 생각하고 자존감을 채울 수 있었어.
만날 때마다 나를 아껴주고 이뻐해 줘서 행복했고
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고 덕분에 앞으로 살아가면서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항상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 것도 고맙고
매번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준 것도 고마워.
생각해 보니 너한테 받은 것도 많고, 덕분에 내 마음가짐도 달라졌어. 여태까지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희망이 없었는데 너와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어. 앞으로 열심히 살아낼 수 있을 거 같아.

그랬던 너에게 나는 바라는 것만 이야기했던 게 참 미안하다.
너와 헤어지고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 보니
회사도 아직 적응기일 너인데 생각지도 못한 가족일까지 겹쳐서 버거웠을 너한테 연애초기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걸 바랐던 내가 힘들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너에게 표현을 하는 만큼 돌려받고 싶어 하는 건 내 욕심이고 너의 표현방식은 말이 아니라 다른거 였을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내 방식만을 바랬던 거 같아.
이제 와서 후회하고 미안해봤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때 조금만 덜 불안해하고 너를 이해했으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아쉽고 너에게 미안해.

비록 우리는 차이를 좁히거나 조율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었지만 마지막 인사는 이성적으로 전하고 싶었어.
마지막으로 일도 좋지만 너 자신 건강 먼저 챙기고, 아버님이랑 할머님들, 다른 가족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길 바랄게.
네가 목표하는 일들 옆에서 응원하고 싶었는데 이젠 멀리서 한 번씩 응원할게 꼭 이루길 바라고 과정은 힘들어도 결과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라면 꼭 이뤄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도전할 테니깐 언젠가는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진심으로 축하해 줄게.

고맙고 미안했어. 잘 지내.

이거 보내면 나 너무 구질구질하게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