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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자기2022.05.28

결혼 생각하고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내가 워낙 가정환경이 안좋아. 엄마는 애초에 가정이 있는 남자와 자서 나를 가졌고, 내가 태어나고 나서 그 남자는 엄마를 버렸대. 그리고 엄마는 새아빠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알콜중독자라 툭하면 술마시고 엄마랑 나를 팼어. 엄마는 날 두고 혼자 도망갔고 거의 내가 종일 시달렸지.. 고등학생 때 까진 그러고 꼼짝없이 지내다가 대학생이 되어선 탈출을 꿈꾸며 그 사람(새아빠)로 부터 도망다녔어. 자취집을 멀리 구하기도 하고.. 그것도 발각되면 또 맞고 그랬지. 그 지겨운 생활도 시간은 지나가더라. 결국 법원까지 갔는데 강제 격리 조치가 되어서 나는 나대로 열심히 살았어. 근데 엄마가 좀 이상하더라고? 돈을 쓰는 통 자체가 커졌는데 알고보니 뭐 7080 라이브 카페? 라는데 딱 보니까 술집이야. 그냥. 여자 직원들 쓰면서 2차를 보내니 마니 서비스가 어떻니 이런 거 얘기하는 거 보니 딱 밤일이더라고. 엄마도 가끔 술취해서 들어오는데 본인이 뭐 나름 사장이래. 그래봤자 똑같은 밤일하는 사람인데... 암튼 그래서 한동안 연애를 못했었어. 내 사정도 안좋고 이런저런 가정환경 들키기도 싫어서. 이런건 친구들한테도 말한적 없고. 근데 이번에 너무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만났고, 이 남자는 나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가정환경 얘기 다 했거든. 이 남자가 이거 듣고 나 떠나도 할말 없다는 심정이었어. 근데 이걸 듣고도 자긴 사랑해서 괜찮대. 근데 남자친구가 워낙 학벌도 좋고 직업도 좋아.. 집안도 다 학벌이 좋기도 하고.. 특히 어머니가 좀 유별나신데 굉장히 보수적이고 선비같으신... 세상 융통성이라곤 없으신 분이야. 그래서 남자친구는 자기는 나의 환경 나의 엄마 전혀 상관없는데 그냥 자기 엄마만 평생 모르게 살면 될 것 같대.. 근데 이게 가능할까? 그리고 이 남자 지금은 날 사랑해서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결혼해서 시간이 몇년 흘러도 그럴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이 사람 나중엔 이걸로 날 상처주고 할퀴진 않을까........ 그냥 결혼이고 뭐고 미리 끝내는 게 맞을까? 꼭 말했어야 할 사실들이지만, 말하고 나니 더 비참하고 쪽팔려. 나 같은 사람은 결혼을 하면 안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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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1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 사람이랑 아늑한 결혼생활을 오래 하긴 힘들어보여. 자기 가정환경은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따라서 자기 잘못도 아니야. 그 부분을 본인 원가족에게 숨기고 싶어한다면 길게 가긴 힘들어, 잘 알겠지만 가족이 되면 비밀을 유지하는게 굉장히 어려워지거든. 근데 이것과는 별개로 '나 같은 사람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은 마음먹으면 나아지는 존재고 자기는 나아지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잖아. 그걸 자기 단점이라 여기고 숨기자 말하는 사람 말고,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렇게 잘 버텨서 날 만나주어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 판타지같지? 근데 그런 사람도 있긴 있어. 결혼은 엄청 큰 사건이야, 외롭고 가족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해서 중요한 걸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 단단하게 마음먹고, 살아남은 스스로를 좀더 대견하게 여겨줘. 그래도 되고, 자기는 자격있어. 종교는 없지만 자기를 위해서 기도할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2022.05.28좋아요5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글쓴이

      따뜻한 말 정말 고마워..! 어디 말할 곳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이곳에 글을 올렸는데.. 그런 말 처음 들어 울컥하다ㅎㅎ 아무래도 이 사람과 평안한 결혼생활 오래 이어가는 건 무리겠지.. 나도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제3자의 의견을 너무 듣고싶었어. 고마워 정말 ㅎㅎ

      2022.05.29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2

      자기상처받지않았으면좋겠다!

      2022.05.29좋아요1
  • user thumbnale
    숨어있는 자기 3

    약간 경우는 다르지만 내 친구도 대학생 때부터 사귄 첫남친이랑 연애 8년하고 결혼했는데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심지어 친구 아버지가 상견례날 파토내서 그것 때문에 지금 시어머니가 2년동안 반대하셨어. 그래도 내 친구가 손편지까지 쓰고 지금 남편도 처음엔 태도가 어중간하게 똑바로 처신못해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어머니한테 결혼 허락해달라고 지속적으로 말해왔대. 결국 2년전에 결혼식 잘 치렀고 시어머니가 지금은 친구 예뻐해주신대ㅎ 위의 자기도 말해줬지만 내가 어떻게 할수없는 가정환경을 남자친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부모님한테 잘 말해주는지가 중요한데 지금 남자친구분의 태도 자체는 신뢰하기 힘든 건 사실이야. 그래도 일단 솔직하게 가족간 비밀만드는게 쉽지않지 않냐고 말해보면서 남자친구와 어머님께 말씀드리는 문제로 충분히 대화나눠보면 어떨까? 제일 중요한건 나 스스로를 누구보다도 믿어주고 아껴주면 좋겠어!

    2022.05.29좋아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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