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한 20살 때 과팅 썰 푼다🍸🍶

다시 생각해도 심란허다 증말로...

당시 나는 극남초과 (50명 수업에 여자가 평균 2명정도 있는)에 입학한 파릇파릇 새내기였어. 우리 과 과팅은 남자한테만 들어올 줄 알았더니 이게 뭐야. 갑자기 친구가 과팅 나갈 생각이 없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무슨 과냐고 물어봤는데 한문교육학과 래는 거.

잠깐 당황했지만 괜찮아. 괜찮았어.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런 과가 있지. 걔들도 과팅을 하겠지. 일단 과팅답게 다같이 프사를 내리고 인스타를 잠군채 단톡방을 파게됐어. 아니나 다를까 이미 남자애들도 사진 싹 내렸더라구. 일단 단톡방이고 일정 먼저 잡으려고 식사 할 자리를 정하는데 보통 과팅이라고 하면 술집에서 한다던가... 적어도 반주를 한다던가... 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보통이잖아? 1대 1도 아니고 3대 3이었으니까. 남자애들보고 음식점을 고르라고 했는데 뭘 골라온줄 아니

>>쭈꾸미 철판볶음🐙🐙<<

도대체... 어떤 소개팅이 고춧가루 들어가는 음식을 고른단 말이냐.......... 그것도 뭔...쭈꾸미.... 고른대로 먹겠다고 했으니 그러자 했다만은........쭈꾸미...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헛웃음이 나옴 걍...

하 심란하다 ㅆㅂ... 아무튼 대망의 당일이 되어서 만나기로 한 자리에 갔어. 나름 외모나 그런 건 괜찮대 또? 그래서 가서 무난하게 분위기도 풀 겸 술 조금 들어가면 좋지 않을까 해서 여자 중에 한 명이 술을 시킬까 물어봤다?

근데 남자 한 명이 🚸민짜🚼래는 거. 빠른이라. 신분증이 없대.

여기서부터 난 직감함... 이 소개팅은...개쳐망했다... 허허롭게 웃으며 쭈꾸미🐙를 먹기 시작했어. 대화 자체는 어떻게든 이어졌고 뭐...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이 나랑, 남자중에 하나 있었는데 가게를 골라도 무슨 이렇게 개매운걸골랐는지진짜아직도빡쳐서. 땀 뻘뻘 흘리면서 먹었잖냐.

근데 아직 경악썰 안 끝남... 술을 못 먹는 우리의 다음 선택지는... 산책이었음. 6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잘 알지도 모르는 캠퍼스 인근을 걷고 또 걸었음...온갖 잡다구리한 대화를 하며 마구 섞여가며 걷다가 선택한 다음 선택지

🌈🏪편의점 노상🏪🌈

ㅋㅋ..ㅋ.ㅋㅋ......다들 못 믿음 편의점 노상으로 과팅했다하면 아무도 못 믿기야 하겠지... 아무튼 술 들어가고 분위기가 좀 편해지긴 했음. 깔깔거리면서 좀 떠들고... 들어보니 그 과는 신입생이 10명인데 남자가 4, 여자가 6명이래. 남자 4명 중 한 명이 주선자고 남은 셋이 과팅을 나온거임... 졸 웃겨서 진심 할말이 없더라.

근데 갑자기 편의점으로 누가 들어가면서 남자애들한테 인사를 하는 거야. 여자애들이 너덧 우르르 들어가면서. 근데 사정을 들어보니 >>과에 여자애 하나가 소개팅 나온 남자애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위치를 알고 우리를 쓱 훑어보러<< 온겨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견제당하는 그 감각이란... 와중에 같은 과 여자애가 좋아하는 남자애 걔는 나랑 뭔가 잘 맞아서 떠들던 중이었음... 내 표정 짜게 식는게 스스로 느껴지더라. 여자애들은 합석?하려고 하고 남자애들은 우리 눈치보면서 쫒아내려고 하고 진짜 아비규환이었음.

아무튼 정말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남자애들과 헤어져 우리끼리 눈빛 교환을 한 순간 셋 다 짜증도 안 나고 웃겨서 꺄르르 웃으면서 자리에 주저 앉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야기는 아직도 애들끼리 모이면 전설처럼 나오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