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에게 성병에 대해 알리는 법

성병은 창피한 비밀로 치부되곤 합니다. 그런데 CDC에 따르면 미국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은 성병을 가지고 있어요.

의학과 약학이 크게 발전하면서 임질과 클라미디아 같은 성병을 치료하기가 전보다 쉬워졌죠. 하지만 완전히 치료할 수 있다고는 해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답니다. 단기간에 완치할 수 없는 성병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치료가 가능해요. 성적으로 활발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성 건강을 위해 성병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성병에 걸린 상태에서 새로운 파트너와 성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되고 싶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 파트너에게 내 성병에 대해 알리는 법에 대해 알아볼게요.

성병에 대해 알려야 하는 이유

KFF(Henry J. Kaiser Family Foundation)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여덟 명 중 한 명은 섹스 파트너와 성병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불편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일곱 명 중 한 명은 의사에게 성병에 대해 말하기 불편해 하는데, 그러면 성병 검사를 받을 확률이 줄어들 수 있죠.

성병에 얽힌 오해가 널리 퍼져 있어요. 성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답니다. 임질과 클라미디아는 약물로 완치할 수 있지만 헤르페스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성인의 비율은 절반이 간신히 넘는 수준이에요. 성인 중 절반 정도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PV)를 완치할 수 있는지 여부를 잘 모른다고 답했어요.

성병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널리 퍼져 있는 만큼 자신의 성병에 대해 알리거나 애초에 성병 검사를 받는 것까지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죠. 성병에는 사회적, 심리적 낙인이 따라옵니다. 성병 음성 진단을 받은 사람이 많이 하는 말을 생각해 보세요. “나 깨끗해.”라고 하곤 하죠. 그렇다면 성병이 있는 사람은 ‘더러운’ 걸까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성병에 걸리거나 감염되는 것에는 ‘역겹다’, ‘무섭다’, ‘창피하다’ 등의 단어가 연결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미국 사람 중 반 이상은 살면서 한 번쯤은 성병에 걸리게 됩니다. CDC에 따르면 2019년 성병에 감염된 사람 수는 역대 최대치인 260만 명에 달했습니다. 성병 감염 여부를 새로운 파트너에게 알리지 않으면 성병을 퍼뜨려 이 숫자가 더 증가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파트너에게 성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감염 전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세이프 섹스 방법에 대해서도 대화해 볼 수 있습니다. 성병에 대한 낙인과 잘못된 정보를 없애는 데 일조할 수도 있겠죠. 성병에 걸렸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제대로 말하는 것이 스스로와 파트너, 사회 전체에까지 더 좋은 방법입니다.

성병에 대해 알리는 방법

• 검사 받기

성병에 대해 알리려면 먼저 감염 여부부터 확인해야 하겠죠. 앞서 언급한 KFF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 중 96퍼센트는 증상이 없는 성병도 전파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다. 본인에게 증상이 있든 없든, 성병이 있는 파트너와 섹스를 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사실 애초에 섹스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면 Planned Parenthood의 온라인 퀴즈가 도움이 될 거예요. 검사가 필요한지, 그렇다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성병 양성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의사나 성병 검사 클리닉 의료진과 상담

진단받은 성병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KFF 연구 결과에서 보이듯 성병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많이 퍼져 있거든요. 새로운 파트너에게 성병 진단을 받았다고 말하기 전에 스스로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주치의와 이야기하기 불편하다면 Planned Parenthood 클리닉 등 지역 성병 검사 클리닉의 의료진 상담 예약을 잡을 수 있습니다. 성병이 나와 새 파트너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을 정리해 질문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이런 질문을 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 이 성병에 걸리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 파트너에게 이 성병을 옮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이 성병을 약으로 완치할 수 있나요?

• 이 성병은 치료 없이 알아서 낫기도 하나요?

• 감염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검사를 받아야 하는 주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고 나면 새 파트너가 던질 질문에도 좀 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거예요.

• 새로운 파트너에게 알릴 방법 정하기

파트너가 될 사람을 아직 알아 가는 단계라면 문자를 통해 말하는 것도 괜찮아요. 하지만 이미 사귀기 시작했고 대면 만남도 몇 차례 가졌다면 직접 보고 말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겠죠.

직접 말하는 경우에는 어떤 반응이든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를 하세요. 성병을 둘러싼 낙인 때문에 이 소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성병 이야기를 듣고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말하는 등의 반응을 보여 당황했을 때 어떻게 상황을 정리할지 전략을 세워 두면 좋습니다.

• 대화하기

성적인 관계를 이어 가려면 서로 개방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성병 감염 여부에 대해 알리는 상황을 그간의 성생활에 대해 대화하고 서로의 성 건강을 파악하기 위한 기회로 생각해 보세요.

보다 편하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팁을 드릴게요.

“네 건강과 안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솔직히 말할게. [날짜]에 검사를 받았는데 [성병] 진단을 받았어. 나랑 성적인 관계가 되려고 하는 경우에 네가 자신 있고 편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 부분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대답해 줄게.”

그 다음에는 의료진에게 새로 배운 지식으로 파트너의 질문에 대답합니다. 상대가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알아 두는 것이 좋은데 생각하지 못했을 법한 정보를 안내해 주세요. 예를 들어 이 성병이 옮는 것을 막기 위한 세이프 섹스 방법, 감염을 약물로 치료하고 있는지 여부, 치료 중인 경우에는 의사가 예측한 완치 시기 등이 있겠죠.

파트너가 공격적으로 반응해서 편하게 말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세요. 성병이 있다고 해서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대하는 사람과는 성적인 관계를 시작하지 않는 게 좋겠죠.

새 파트너가 대화를 잘 받아들인다면 질문에 대답하고 파트너의 이야기도 들어 보세요. 파트너가 나의 성 건강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처럼, 나도 파트너의 성 건강에 대해 알아 두어야 합니다. 파트너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 마지막으로 성병 검사를 받은 건 언제야? 어떤 성병을 검사한 건지 알고 있어?

• 성병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

• 항상 콘돔/차단형 피임 도구를 사용하고 있어?

• 혹시 나 말고 지금 파트너 관계인 다른 사람은 없어? 그 중에 성병이 있는 사람은?

파트너가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불편해 하는 경우에는 성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어도 좋을지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아요. 이 대화는 서로를 위한 것인데, 정보를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는 건 내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성병 감염 여부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두렵고 창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대화를 시작하면 성병을 둘러싼 낙인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우리 사회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어요.

성병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자신의 성병에 대해 말하기 두렵고, 그래서 성병에 대해 말하지 않아서 결국 성병을 더 퍼뜨리고 마는 거죠. 이제 우리 모두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감염 전파를 예방해 보자고요.